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사진=뉴시스)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사진=뉴시스)

[뉴시안= 박은정 기자]호반건설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에 올랐다. 호반건설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는 입장이지만 경영권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지 주목된다.

 호반건설은 28일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 17.41% 중 13.97%를 5640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호반이 장내매수를 통해 취득한 지분 등을 포함하면 호반의 총 지분율은 17.43%다. 주식 취득 예정 일자는 4월 4일이다.

이에따라 한진칼 지분 구도는 △조원태 회장 및 특수관계인 20.79% △호반건설 17.43% △반도건설 16.89% △델타항공 13.10% △한국산업은행 10.50% 등으로 변화된다. 

호반건설은 지분 인수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어려웠지만 위드 코로나 시대가 찾아오면서 항공업계가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투자한 것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의 관심은 한진칼 경영권에 쏠려있다. 업계는 호반건설이 KCGI와 달리 조원태 회장의 우호 세력으로 합류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최대 주주인 조 회장과 우호 세력으로 구분되는 델타항공·한국산업은행 등의 지분을 합하면 44%에 달하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이 반도건설(16.89%)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2.59%) 등과 연합해도 지분율이 37%에 불과하다.

KCGI는 2018년 한진칼 지분을 사들이면서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겪어왔다. KCGI는 2020년 반도건설과 조 전 부사장과 일명 '3자 연합'을 결성해 조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11월 산업은행이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주요 주주에 올라서자 3자 연합은 힘을 잃고 말았다. 

KCGI는 입장문을 통해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장 매각 방식을 택하지 아니하고 현 경영진을 도와 기업의 발전에 도움을 주고 경영진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할 때는 효과적인 견제를 할 수 있는 매수자에게 일괄 매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고 지분 매각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한진칼의 소수 주주로서 그룹의 안정적 성장과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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