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이 설립한 싱가포르 신기술 배터리 공장. [사진=다이슨]
다이슨이 설립한 싱가포르 신기술 배터리 공장. [사진=다이슨]

[뉴시안= 조현선 기자]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 다이슨이 싱가포르에 차세대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다이슨이 전기차 사업에 재도전하기 위한 수순을 밟는 게 아닌가하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이슨은 첨단 제조 역량과 글로벌 연구·개발(R&D)을 가속화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배터리 공장을 세우고, 필리핀과 영국에 R&D 캠퍼스를 신설한다고 4일 밝혔다.

다이슨의 창립자이자 수석 엔지니어인 제임스 다이슨은 "소프트웨어, AI 및 신기술 배터리는 다이슨 기술의 다음 세대를 이끌 것"이라며 "차세대 배터리 기술은 다이슨 제품의 성능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공장은 다이슨의 독자적인 신기술 배터리 공장으로, 크기는 농구장 53개 규모로 2025년 가동이 목표다.

다이슨은 작고 가벼운 배터리를 개발, 생산할 예정이다. 그러나 싱가포르 공장에서 생산될 배터리 종류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다이슨이 전기차 사업에 다시 뛰어들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이슨은 지난 2016년 '급진적이고 차별화된' 전기차 개발을 위해 20억 파운드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금의 반은 자동차 설계에, 나머지는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각각 투자해 자동차 아키텍처, 공기역학 및 효율과 관련된 특허를 출원하는 등 연구 개발을 서둘러 왔다. 특히 인피니티의 전(前) 수장인 롤랜드 크루거를 영입하는 등 전기차 프로젝트에 강한 의욕을 보여 왔다. 

실제로 2019년 5월 다이슨은 "2021년 전기차 출시를 위한 작업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면서 "그 동안 쌓아온 경험과 자동차 노하우를 합치는데 투입된 500명이 넘는 강력한 팀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과 5개월 뒤인 같은해 10월 돌연 전기차 프로젝트 백지화를 선언했다. 당시 다이슨은 "엔지니어들이 '환상적인 전기차'를 개발했지만 '상업적으로 성공 불가능'이라는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신 등은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고는 있지만 내연차보다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반면 이윤은 훨씬 작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혁신'은 될 수 있으나, '돈'이 되진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

그러면서도 다이슨은 임직원에 보내는 메일을 통해 "이것은 우리가 방향을 바꾼 첫번째 프로젝트가 아니다"면서 "우리의 투자 욕구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기차 프로젝트를 백지화하더라도 배터리 기술 연구는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이슨은 필리핀과 영국에도 신규 투자를 진행한다.

필리핀 테크놀로지센터에 약 1억6600만 파운드(약 2772억원)를 투자, 다이슨의 연구 개발 및 첨단 모터 제조 역량을 모두 통합 관리할 예정이다. 센터는 농구 경기장 92개에 달하는 규모로 조성되며, 연내 약 450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할 계획이다. 

또 영국 남서부 브리스톨에도 1억 파운드(약 1670억원)를 투자, 새로운 기술 센터를 설립한다. 신규 센터에서는 수백 명의 소프트웨어 및 AI 엔지니어들이 연구를 진행하며 영국 및 아일랜드 지역 전자상거래팀이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다이슨의 전기차 이미지 (그래픽=autocar.co.uk)
다이슨의 전기차 이미지 (그래픽=autocar.co.uk)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