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조현선 기자］삼성전자가 14년 만에 역대 최저 영업이익을 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 및 반도체 업황 불황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진 데다 갤럭시S23 출시 효과가 줄어들면서다.

다만 2분기에는 반도체 적자 폭이 1분기 대비 줄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하반기 실적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달께 출시될 차세대 폴더블폰 출시 효과와 가전의 계절적 성수기 진입도 실적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2분기 매출은 60조원, 영업이익은 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27%, 영업이익은 95.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08년 반도체 업황 불황이 반영됐던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약 14년 만의 최저치다. 

그러나 2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2714억원) 대비 2배 이상 웃도는 성적을 내면서 연간 실적 또한 컨센서스(9조4922억원)를 상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초부터 '바닥론'을 내놓고 있다. 출하가 저점을 지나고 있고, 감산 효과의 본격화로 메모리 재고가 줄어들면 반등을 모색할 수 있는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분기 실적은 이미 1분기에 바닥을 확인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2분기 메모리 반도체 감산 계획을 발표했다. 역대급 반도체 혹한기에도 고수해 온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바꾼 것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메모리 물량을 확보했다고 보고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을 중심으로 메모리 생산량 하향 조정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D램 출하량도 꾸준히 증가세에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D램 출하량이 전분기대비 20% 증가해 예상보다 빠른 원가구조 개선이 된다"며 "올 하반기부터는 고부가 메모리인 HBM3, DDR5 양산 및 공급 본격화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대표이사 사장도 지난 5일 임직원과의 '위톡'에서 "HBM3, HBM3P가 내년 DS부문 이익 증가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DDR5도 올 연말이면 삼성전자의 D램 평균 시장 점유율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이달 초 미래 성장의 핵심으로 꼽히는 D램 사업부 개발실장에 황상준 부사장을, 파운드리 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에 정기태 부사장을 선임하는 '핀셋 인사' 등으로 경쟁력 제고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에 KB증권은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올해 11조5000억원, 내년 40조9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 사업부의 실적 호조도 기대 요소다. 삼성전자는 오는 26일 사상 최초로 국내에서 갤럭시 언팩행사를 진행하고, 갤럭시Z플립·폴드5 등 차세대 폴더블폰과 갤럭시워치6 시리즈 등 신제품을 선보일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스마트폰 수요 회복 및 새 폴더블폰 출시 효과로 3분기 삼성전자 MX사업부의 영업이익은 3조300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8.2%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새 폴더블폰 출시와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5 시리즈 출시 효과에 힘입어 중소형 OELD 패널 공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 시리즈 전 모델에 대해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전자의 주가는 2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된 이후 전일 대비 1700원(2.37%) 내린 6만9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7만원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5월26일(종가 기준)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