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제주맥주 팝업스토어' 현장 모습. [사진=현대백화점]
지난달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제주맥주 팝업스토어' 현장 모습. [사진=현대백화점]

[뉴시안= 박은정 기자]수제맥주 열풍을 일으켰던 제주맥주가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경기침체 뿐만 아니라 주요 소비층이었던 MZ세대가 위스키·와인 등에 관심을 가지면서 실적이 부진한 탓이다. 제주맥주가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사업군을 확대하고 있지만 실적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제주맥주에 따르면 지난 12일 전체 임직원의 40%에 대한 희망퇴직 절차 등을 포함한 경영 쇄신안을 직원들에게 안내했다. 제주맥주는 희망퇴직 신청자들에게 근속 연수에 따른 위로금을 지급하고 취업 지원 프로그램과 추후 충원 계획 시 우선 채용하겠다는 내용을 보상안으로 내걸었다. 

제주맥주는 2017년 '제주 위트 에일'을 선보이며 수제 맥주시장에 등장했다. 당시 MZ세대를 중심으로 큰 화제를 모으며 제주맥주를 사기 위해 편의점을 돌아다녀야 할 정도로 품절템으로 꼽혔다. 이에 2021년 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기간 원부재료 값 상승으로 경영위기가 시작됐던 것으로 보인다. 제주맥주의 지난 1분기 매출은 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4% 감소했다. 영업손실 또한 지난해 1분기 15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 21억원으로 늘었다. 

업계는 제주맥주가 국내 주류 트렌드에 대응하지 못한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수제맥주 업체들은 주로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등 가정용 시장을 공략해, 유흥시장에서 압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등으로부터 밀려났다는 것이다.

여기에 MZ세대가 위스키와 와인 등 증류주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수제맥주 주고객이 빠져나갔다는 분석이다. 

제주맥주는 사업을 다각화해 실적 부진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제주맥주는 지난해 외식 브랜드 '달래해장'을 인수하며 프랜차이즈 업계 진출 계획을 알렸다. 술과 음식을 함께 즐기는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해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최근 맥주산업이 침체되면서 경영 효율화를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이라며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여러 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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