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곰표 밀맥주'가 카스 등 일반 맥주를 제치고 매출 1위에 오르며 새 기록을 세웠다. (사진=CU)
CU '곰표 밀맥주'가 카스 등 일반 맥주를 제치고 매출 1위에 올랐다. (사진=CU)

[뉴시안= 박은정 기자]수입맥주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 과거 독특한 개성과 각종 할인 행사 등으로 수입맥주가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국산 수제맥주 돌풍에 밀려나는 추세다. 특히 새로운 것에 매력을 느끼는 MZ세대를 겨냥한 제주맥주와 곰표 밀맥주의 선전이 눈에 띈다.

◆곰표 밀맥주, 카스 제치고 '매출 1위'

CU와 대한제분·세븐브로이가 만든 '곰표 밀맥주'가 카스 등 기성 브랜드 맥주를 끌어내렸다. 7일 CU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국내 1호 위탁생산 수제맥주로 곰표 밀맥주의 물량을 월 300만개 대량 공급한 이후 불과, 이틀 만에 카스와 테라·하이네켄 등을 제치고 국산·수입 맥주를 통틀어 매출 1위에 등극했다. 편의점 시장에서 단독 맥주 상품이 대형 제조사 제품을 누르고 1위에 오른 건 사상 처음이다. 

곰표 밀맥주는 과거 높은 수요에 비해 생산 시설의 한계로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품절 대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CU는 올해부터 롯데칠성음료에 위탁생산을 맡겨 지난해보다 생산 물량을 15배 늘렸다. 그 결과 하루 치 판매량이 지난해 월평균 판매량(20만개)에 육박하고 있다. 

이승택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국내 첫 수제맥주 위탁생산으로 물량이 늘어난 곰표 밀맥주가 그동안 잠재된 수요를 흡수하며 편의점 맥주 시장에 지각 변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새로운 맛의 맥주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앞으로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담은 신제품들을 지속해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맥주가 이달 중으로 코스닥 상장을 앞두며, 국내 수제맥주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제주맥주)
제주맥주가 이달 중으로 코스닥 상장을 앞두며, 국내 수제맥주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제주맥주)

◆제주맥주, 한국 넘어 해외 시장까지 도전

제주맥주는 한국 맥주 시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혁신성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제주맥주는 지난 2017년 8월 제주 감귤 껍질을 첨가한 밀맥주 스타일의 '제주 위트 에일'을 선보이며 맥주 시장에 첫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후 '제주 펠롱 에일', '제주 슬라이스' 등을 연달아 출시하며 크래프트 맥주 대중화를 선도했다. 제주맥주는 론칭 3년 만에 전국 5대 편의점 전 제품 입성에 성공했다. 

이는 매출로 연결됐다. 제주맥주는 코로나19 여파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 제주맥주는 지난해 연 매출 약 320억원을 기록하며 2019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2020년 한 해 동안 제주맥주 전체 맥주 출고량을 500㎖ 캔으로 환산할 경우, 약 2000만 캔에 달할 정도다.

제주맥주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MZ세대를 공략한 '감성 마케팅'이다. 제주맥주는 기존 맥주 마케팅에서 벗어나 체험형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단순히 맥주를 마시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맥주와 함께 일상 속에서 작은 여유까지 느낄 수 있는 체험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실제로 제주맥주는 양조장은 생산 시설을 벗어나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맥주를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2020년에는 비대면 마케팅의 일환으로 랜선 시음회 '취어스 클럽'을 열었다.

공격적으로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제주맥주는 이달 중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지난 3월 말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또 내년에는 베트남 법인을 설립해 현지 생산에도 나선다.

한편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집콕·홈술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2020년 국산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1180억원을 기록하며 2019년 대비 47.5% 성장했다. 

반면 수입맥주는 2019년 대비 19.2% 감소했다. 이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여파로, 수입맥주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일본맥주 매출이 떨어진 것에 따른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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