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주요 유통업계가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주요 유통업계가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박은정 기자]"올해 유독 희망퇴직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안심할 수가 없네요."

최근 유통업계에 희망퇴직 칼바람이 불어들면서 한 유통업계 관계자가 한 말이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업체들이 대대적인 조직 슬림화에 나서고 있다. 고물가로 인해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비용 절감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내년에도 개선될 가능성이 낮아 업계 내 희망퇴직 행렬은 지속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 28일부터 창립 이래 첫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만 35세 이상이면서 근속연수 5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희망퇴직을 할 경우 4개월치 급여를 지급한다. 

11번가 측은 "회사와 구성원 모두 지속하기 위해 성장하고 생존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11번가는 실적 악화를 면치 못하고 있다. 11번가는 올해 1~3분기 매출액이 61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간 대비 27.6% 증가하고 영업손실은 910억원으로 14.1% 줄었다. 영업손실 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적자라는 점이 숙제로 남아있다. 

11번가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실정이다. GS리테일 또한 이달 말까지 1977년생 이상 장기 근속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조건은 18개월 급여와 학자금 지원 등이다. 

롯데홈쇼핑도 지난 9월 창사 이래 최초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는 TV 시청자가 급속히 줄어들고 송출수수료가 오르면서 홈쇼핑 업계가 빠르게 침체되자 경영 효율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도 마찬가지다. 지난 9월 매일유업도 만 50세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농심그룹 계열사인 메가마트는 이달 신입사원 지원자의 최종 면접을 앞두고 경영 악화로 인해 채용 절차를 중단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마다 업계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다들 불안해 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때에는 오프라인 유통업계만 실적이 안 좋았는데 이제는 이커머스나 온라인 사업들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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