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조현선 기자］국내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 2·3위였던 티빙과 웨이브가 상호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합병이 실현될 경우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 티빙·웨이브, 쿠팡플레이 3강 체제로 개편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과 SK스퀘어는 전날 티빙·웨이브 간 합병하는 안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CJ ENM은 티빙 지분 48.85%, SK스퀘어는 웨이브(운영사 콘텐츠웨이브) 지분 40.5%를 각각 보유한 최대 주주다. 

합병 비율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CJ ENM이 합병 법인 최대 주주에 오르고 SK스퀘어가 2대 주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등을 거칠 경우 이르면 내년 초께 합작 법인 출범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글로벌 OTT 시장은 구독료 인상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장기화 등으로 가입자 이탈이 이어지자 '연합'으로 대응하고 있다. 서비스 결합 시 가격이 보다 저렴해지면서 구독자 이탈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실제로 OTT가 미디어의 주요 소비처로 자리잡은 미국에서는 넷플릭스와 맥스·애플TV 플러스·파라마운트플러스 등 주요 OTT가 결합 상품을 출시했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단, 국내 OTT업계의 경우 넷플릭스와 맥스처럼 결합 상품을 내놓는 대신 합병을 답으로 내놓은 셈이다. 국내 토종 OTT 기업 간 규모의 경제로 콘텐츠·투자력 등을 강화해 글로벌 OTT에 맞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양사의 서비스 통합을 바라는 여론의 목소리도 컸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합병으로 국내 토종 OTT 업계 1위인 쿠팡플레이를 압도하고 넷플릭스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를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OTT 앱(애플리케이션) 월간이용자수(MAU) 1위는 넷플릭스(1137만6799명), 2위는 쿠팡플레이(527만3105명)이다. 티빙(510만1821명)과 웨이브(422만9105명)가 3·4위로 뒤를 잇고 있고 디즈니플러스가 386만7191명으로 5위다.

현재 국내 OTT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사실상 압도적 1위를 굳혔고, 2군으로 꼽히는 디즈니플러스와 쿠팡플레이 등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다. 반면 티빙·웨이브는 콘텐츠 제작비 인상 등의 영향으로 매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티빙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요금제를 개편한 데 이어, 내년께 광고 요금제 출시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