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을 둘러싼 2024년 국내외 경제 여건은 다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 가운데, 경기 악화와 불확실성 확대, 건설산업의 필연적 위축을 대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뉴시안DB]
건설산업을 둘러싼 2024년 국내외 경제 여건은 다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 가운데, 경기 악화와 불확실성 확대, 건설산업의 필연적 위축을 대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뉴시안DB]

[뉴시안= 이태영 기자]건설산업을 둘러싼 2024년 국내외 경제 여건은 다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예측됐다. 2023년 하반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국내 건설산업의 위축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경기 악화와 불확실성 확대, 건설산업의 필연적 위축을 대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24년 건설산업 7대 이슈와 대응 방향’ 보고서를 통해 건설산업이 외적으로는 올해 미국 대선과 우리나라의 총선이 있어 국내외의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주택 경기의 회복 여부, 환경, 거버넌스 이슈의 부상 등이 영향을 크게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내적으로는 건설공사의 품질 강화 관련 이슈의 지속 증대, 건설기업의 경영 악화 심화, 신기술·신사업 확산 등이 주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건설기업 중 폐업신고를 한 건수는 530개사로 전년 대비 46% 급증했다. 분양보증사고는 11년래 최대를 기록하는 등 부도 위험에 처해 있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내놓은 ‘2024년 건설산업 7대 이슈와 대응 방향’을 살펴봤다.

# 국내외 저성장 경제에 닥친 선거 정국

올 4월 국회의원 선거가 있고, 11월에는 미국 대선이 치러진다. 국내외적으로 선거 정국이 본격화됨에 따라 국가 경제에 미칠 선거의 영향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올 한 해 동안 핵심적인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2023년 이후부터 위축되고 있는 건설산업에 총선은 지역 인프라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지역투자에 대한 기대감 등의 영향으로 인해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에 따른 뚜렷한 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적 차별화가 쉽지 않고, 부동산경기의 침체 가능성이 여전한 가운데, 정부의 재정투자 여력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했다.

# 침체일로의 주택경기 회복 여부

최근 건설시장의 급속한 위축에는 주택시장의 위축이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하고 있으나, 현재의 경제 여건상 주택경기의 악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올해 건설산업의 위축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주택경기 위축의 가장 큰 원인인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양상으로 고금리 상황의 개선 없이는 당분간 주택경기는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했다.

주택경기의 회복 여부가 올해 건설산업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주택경기 회복의 열쇠는 금리 인하 가능성, 그리고 실질적인 주택 규제의 완화책 마련 여부 등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PF유동성 위기를 맞은 태영건설의 정상화가 향후 채권단의 워크아웃 동의 여부에 달려 있다. 워크아웃이 무난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지만, 일각선 경영정상화 자금이 수조원에 달하는 만큼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입주 건물에 설치된 깃발 모습. [사진=뉴시스]
 PF유동성 위기를 맞은 태영건설의 정상화가 향후 채권단의 워크아웃 동의 여부에 달려 있다. 워크아웃이 무난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지만, 일각선 경영정상화 자금이 수조원에 달하는 만큼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입주 건물에 설치된 깃발 모습. [사진=뉴시스]

# 환경, 및 거버넌스 분야 법적 의무 강화

지난 12월 14일 유럽연합(EU)에서는 환경과 인권 보호를 위한 ‘공급망 실사법’이 임시 합의돼 정식 승인·채택 단계를 앞두고 있다. 탄소국경세가 EU, 영국 등에서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등 세계 주요국들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환경정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3년 3월 발표된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이 올해부터 본격 이행될 예정이어서, 건축물, 교통, 폐기물 등 분야에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세부 정책 이행에 따라 건설산업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고했다.

이와 함께 현재 자산 1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에 대해 의무적으로 공시토록 하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가 올해부터 자산 5000억원 이상 상장사로 확대됨에 따라서 공시 의무업체가 기존 366곳에서 500여 곳으로 증가된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건설산업 혁신 논의에서 많은 관심이 없었던 건설기업의 투명성 제고 및 정보 공개 확대 등 거버넌스 이슈들도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 지속되는 건설공사 품질 강화 이슈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등으로 촉발된 공동주택 등 건설사업 품질 문제는 올해에도 지속 제기되고, 관련한 건설정책, 제도 정비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공공부문의 건설공사 품질 강화 노력과 더불어 개별 건설기업의 자체적인 건설공사 품질 강화 노력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 5월까지 아파트 부실시공 관련 민원은 41만8535건에 달하고 있다. 주택시장에서 부실시공에 대한 문제 제기가 꾸준히 지속돼 왔다는 점에서 보다 근본적인 대응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 건설기업 경영여건의 지속 악화

보고서는 장기화되고 있는 건설 생산원가의 증가, 주택 경기 위축 및 전반적인 경기 악화에 따라 건설기업의 경영여건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음을 우려했다.

지난해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폐업 공고(변경·정정·철회 포함)를 낸 종합건설업체는 530개사로 201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대응방안'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대응방안'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1군 종합건설기업인 태영건설이 자금난으로 인해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등 부동산 PF위기가 현실화되면서 중견, 대형 건설기업의 재무 건전성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건설기업의 PF 보증 규모는 28조3000억원으로 PF 차환 위험이 커지고 있어 건설기업의 유동성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여전히 부동산 PF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고, 총선 등 정치적 불확실성과 저성장 경제의 고착화 속에서 건설기업의 경영여건이 당분간 개선될 여지가 없다는 점에서 중견 이하 중소건설기업의 경영 악화는 더욱 가중될 것으로 분석했다.

# 신기술 신산업 역량 강화 필요성 증대

최근 증대되고 있는 건설공사의 품질, 안전 관련 문제 대응과 지속되고 있는 건설원가의 상승, 기술인력 부족 문제 등에 당면한 건설산업의 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산업 전반에 혁신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주택사업 등 기존 건설사업의 수익성 저하와 환경·에너지 관련 시장의 성장 등에 따른 건설산업 분야의 신사업 진출 활동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건설시장의 환경변화로 인해 대형, 중견 건설기업 중심으로 신산업 진출 필요성이 더욱 확대되는 상황임을 강조했다.

# 정부 건설업계 지원책 시급, 건설업계 재무안정성 강화 주력 필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건설 경기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저성장 경제와 총선, 주택경기침체 등 대외적으로 불확실성이 높고, 내적으로 건설생산비용의 증가에 따른 건설사업의 수익성 저하와 자금조달 등 위기 징후가 높아지고 있어 올해 건설산업은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영덕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의 건설업계에 대한 지원책이 다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며 “최근 건설업계의 상황을 감안할 때, 시의성 있는 지원책 제시가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건설기업은 최근 건설시장 변화에의 선제적 대응과 함께 경영의 안정성과 성장성 도모를 위한 사업구조 및 내실 경영체제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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