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찬 뉴시안 편집국장
김수찬 뉴시안 편집국장

[뉴시안= 김수찬 편집국장]지난 2일 피습을 당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잘 회복하고 있다니 천만다행이다. 서울대병원 측은 수술 이후 다행히 순조롭게 잘 회복 중이라고 브리핑했다. 아무쪼록 이 대표가 하루빨리 회복해 산적한 정치 및 재판 일정을 차질없이 소화해주길 기원한다.

어떤 목적이든 이 같은 범죄는 자유민주주국가에서 발을 못붙이도록 일벌백계해야 한다. 수사당국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건의 전모를 명명백백하게 밝혀 재발방지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이재명피습사건의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이 사건 뒤 자작극’ ‘배후설같은 음모론으로 우리 사회가 또 다시 양분돼 몸살을 앓고 있다. 좌우 진영 가릴 것 없이 자기 편에 유리한 쪽으로 제 입맛대로 사건을 해석하고 있다. 민주당은 음모론에 맞서 법적조치 등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잘못된 정보로 여론을 호도하는 일은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나 음모론에 정치권은 과연 책임이 없을까. 특히 이재명피습사건 이후 민주당이 취한 일련의 대응 조치들이 음모론에 빌미를 준 건 아닌 지 곰곰이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먼저 이재명 대표의 서울대병원 전원을 둘러싼 논란과 의혹이다. 사고 직후 이 대표는 우리나라 최고의 외상센터 중 한 곳인 부산대병원에 실려갔으나, 이곳에서의 수술을 거부하고 곧바로 서울대병원으로 날아간다. 민주당과 이 대표 측 가족이 서울대병원으로 가겠다고 했다는 게 부산대병원 측 설명이다.

당시 이 대표의 상태가 매우 위중한 걸로 이해해 크게 걱정했던 국민들은 민주당의 결정에 고개를 갸우뚱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대표가 관련 분야의 국내 최고 병원에 의문의 1를 안긴 채 3시간 가까이 걸려 서울행을 택했다면 환자의 상태가 그리 위중한 게 아니었나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굳이 촌각을 다투는 환자를 위한 닥터 헬기까지 동원할 필요가 있었을까. 부산시, 광주시 등 지역의사회 등 의료관련 단체들은 이 대표 이송 및 치료과정에서 일련의 상황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의 연속이라며 (이 대표의 헬기 이용은) 다른 응급 환자가 헬기를 이용할 기회를 박탈한 특권의식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특히 지역의 공공의료시스템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온 이 대표의 평소 신념과 많이 다른 결정이어서 의문을 더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측 브리핑 취소 관련해서도 의혹이 나오고 있다. 서울대병원측은 이 대표 응급치료와 관련 예정된 브리핑을 돌연 취소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환자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어, 민주당이 브리핑하는 것이 맞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실제 민주당 영입 인재이자 의사 출신 강청희 전 대한의사협회 상근 부회장이 브리핑을 맡았다. 강씨는 의학적 판단은 주치의가 브리핑하는 게 맞는데 공개 브리핑이 왜 없어졌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서울대병원측을 겨냥했다.

2006년 야당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2015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흉기 피습을 당했을 때 당시 치료를 맡은 세브란스병원의 병원장이 수술 경과 등을 브리핑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범인의 당적 공개 여부를 놓고도 말이 나온다. 사건 초기 정당들의 애매모호한 입장에,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는 듯한 수사 당국의 태도 때문에 국민들은 어리둥절할 뿐이다.

이재명피습사건을 둘러싸고 이들 문제 외 여러 의혹들이 난무하고 있다. 정치권은 자신들에게 불리하면 음모론으로 치부하거나, 법적 대응으로 입을 틀어막으려 한다.

그런데 음모론은 자의든 타의든 서울과 지역의료계를 양분한 것처럼, 국민들을 내편 네편으로 갈라치기해놓고 그 틈에서 단물을 빨고 있는 정치권이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정치권은 음모론을 탓할 게 아니라 그 토양을 자신들이 제공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기 바란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