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마음이 뒤숭숭하다. 대한항공과의 합병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유럽연합(EU)의 승인을 획득, 양사간 합병이 마무리됐지만,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요즘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마음이 뒤숭숭하다. 대한항공과의 합병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유럽연합(EU)의 승인을 획득, 양사간 합병이 마무리됐지만,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수찬 기자]요즘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마음이 뒤숭숭하다. 대한항공과의 합병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유럽연합(EU)의 승인을 획득, 양사간 합병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면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가장 큰 불안 요인은 고용유지 여부이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선 화물사업부 매각과 양사 합병 이후 고용승계 및 유지에 대한 불안감이 계속돼 왔다. 아시아나항공 원유석 대표는 얼마전 전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직원들은 합병 이후 최대 관심사인 고용 유지를 중심으로 질문들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날 3시간 동안 진행된 미팅에서 직원들은 원론적인 답변만 들어야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시아나항공 노조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조종사 노조는 최근 대한항공 경영진과의 미팅을 요청해놓은 상태이다. 이와 관련, 일반직 노조는 다소 회의적인 반을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일반직 노조 관계자는 "지금까지 성명서를 발표하고, 토론회나 기자회견을 수차례 했는데도 대한항공측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며 "우리 직원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줄 수 있었을텐데 그런 움직임이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경영실적에 대한 보상이 시원찮은 것도 불만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년 연속 창사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5321억원, 4007억원이다. 특히 지난해 매출은 창사 이래 역대 최대 매출이다. 지난 2022년 연간 매출 역시 5조6300억원으로 당시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었고, 영업이익도 73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7% 증가한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이같은 역대 최대 경영실적에도 성과급 지급은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여 직원들의 사기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회사 측은 "성과급을 포함해 임금단체협약 교섭 진행 중"으로 성과급 지급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경영상 어려움으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임금을 동결했고, 2022년에도 2.5% 인상률에 그쳤다. 직원들이 고통 분담 차원에서 지금까지는 임금 삭감을 견뎠지만, 실적이 개선된 현 시점에서 이같은 희생을 나몰라라 한다는 불만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오랫동안 성과급을 못받은 만큼 올해만큼은 2년 연속 최대 실적에 대한 성과급 기대가 있었다"며 "사측에서 지급 계획이 없다는 말에 다른 항공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박탈감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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