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가 매물로 나오면서 사업부 인수를 위한 저비용항공사 간 물밑경쟁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가 매물로 나오면서 사업부 인수를 위한 저비용항공사 간 물밑경쟁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수찬 기자]아시아나항공의 알짜 화물사업부는 누구의 품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위해 유럽연합(EU)이 조건부로 내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앞두고 저비용항공사(LCC)간 물밑 경쟁과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주관사인 스위스 UBS는 최근 인수 후보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서와 비밀유지계약서를 배포했다. 

현재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저비용항공사는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 4곳이다.

문제는 인수 금액이다. 화물사업부 인수금액은 5000억~7000억원 규모이다. 물론 부채 1조원도 떠안아야 한다. 그러나 후보 항공사 4곳의 보유 현금 등 자금력을 고려하면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LCC업계 1위로 가장 규모가 큰 제주항공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3500억원으로 인수 예상 금액에 한참 못 미친다. 현실적으로 인수 금액을 감당하려면 모회사인 애경그룹의 추가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제주항공을 제외한 나머지 3개 항공사는 모두 사모펀드가 최대주주다. 이들 역시 현실적으로 단독 인수가 아닌 재무적 투자자(FI)와 연합해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물론 인수금액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화물사업부는 알짜사업으로 저비용항공사 입장에선 화물사업부 인수시 업계 내 위상이 달라지기때문에 관심을 쏟을 수 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화물기 11대를 보유한 대형 사업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만 해도 1조1354억원에 달한다. 이 화물사업부 인수 시 국내 항공 화물사업에서 단숨에 2위로 올라설 수 있고, 수익성도 보장받게 된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주요 노선은 미주·유럽으로 두 지역 매출 비중은 70%에 달한다. 현재 LCC가 대부분이 동남아·중국에서만 화물사업을 벌이는 것을 감안하면 전 세계로 화물 노선을 확장할 수 있다.

매각 주체인 대한항공 측은 입찰 제안에 나선 기업들 중 최종인수 후보군을 선별한 뒤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연내 화물사업부 매각에 대한 세팅을 마친 뒤 실질적인 매각은 신주 인수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에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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