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newsian=김도진 기자)

그리스에 3차 구제금율을 지원하기로 유로 정상들이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이로써 그리스 정부는 3차 구제금융 지원받게 됐다. 또 그리스 국회는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이번주 안으로 대대적인 재정개혁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들은 13일(현지시각) 그리스가 추가 금융개혁안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유럽재정 안정화기구(ESM)와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는 해소됐다.

그리스는 이번 합의로 3차 구제금융을 받는 대신 사실상 재정주권을 박탈당하게 됐다. 그리스는 국유 자산 매각을 총괄하는 독립펀드를 룩셈부르크에 설치하게 된다. 이 독립펀드에 500억 유로(약 63조원) 규모의 자산을 넘겨야 한다. 그리스 측은 500억 유로 규모의 자산을 룩셈부르크에 이관하는 것에 대해 반대해왔지만 최종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500억 유로 규모의 펀드는 그리스의 국가 채무와 은행권 채무를 재조정하는데 쓰인다. 이번주 안으로 금융권 전문가들이 그리스의 자금을 어디서 어떻게 끌어모을 것인지 자산 매각 방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도날드 터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합의 후 기자회견에서 “그렉시트는 없다는 핵심적인 조건이 받아들여져 매우 기쁘다”며 “그리스 국회가 구제금융안을 문제없이 통과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그리스 치프라스 총리와 독일 메르켈 총리 등 유로 정상들은 구제안 타결을 위해 17시간의 끝장 토론을 벌였다. 치프라스 총리는 룩셈부르크에 독립 펀드를 설치하자는 채권단 정상들의 요구에 대해 “그리스 자산의 절반을 팔아 넘길 권한은 없다”고 강하게 맞섰으나 채권단의 압박에 결국 손을 들었다.

새로운 합의안은 연금 개혁과 부가가치세·법인세 인상 등을 골자로 한 기존 구제안보다 훨씬 강화된 것으로 독일 메르켈 총리가 “(그리스가) 신뢰를 저버렸다”고 압박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메르켈 총리는 다시 한번 유로존의 맹주라는 위상을 재확인했으며, 지난 5일 국민투표로 기존 구제안을 부결시켰던 치프라스 총리는 지도력에 치명상을 입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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