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희상 감사원 산업금융 감사국장이 15일 오전 서울 삼청동 감사원 브리핑룸에서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사들의 부실관리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공기관의 출자회사 관리실태를 점검,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뉴시안,newsian=박신애 기자)

대우조선해양 부실 사태는 조선과 무관한 자회사를 무분별하게 설립·인수하고, 분식회계 등을 통해 부당한 격려금을 지급하는 등 경영진의 방만한 경영과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의 부실한 관리·감독 때문인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특히 산은은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를 적발할 수 있는 재무 분석 시스템을 갖추고도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상태를 점검하지 않아 부실규모를 키웠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대우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은과 주채권자인 수출입은행을 대상으로 출자회사 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은 2009년 조선업과 직접 관련성이 없는 풍력발전업체를 1231억원에 인수했고, 2005년 말엔 역시 조선업과 무관한 건설업체를 185억원에 인수하는 등 철저한 타당성 조사 없이 조선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자회사를 17개나 설립하거나 인수해 9021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사회 보고·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거나 사실과 다르게 보고해 플로팅호텔 등 5개 사업에 투자해 3216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플랜트의 경우, 지난 2011년 국정감사 지적에 따라 ‘수주 관련 사전 심의기구’를 신설·운영토록 했지만, 대우조선해양이 2012년 5월부터 2014년 11월말까지 수주한 해양플랜트 계약 13건 가운데 12건은 수주심의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 결과 2015년 2분기 현재 이렇게 수주한 12건 가운데 11건에서 1조3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조선해양은 대규모 영업손실로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 중이던 지난해 9월 직원 1인당 평균 946만원을 격려금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단체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산은은 이 같은 내용의 잠정합의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대규모 영업손실 상황에서 격려금 지급이 부당하다고 판단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0월 합의안에 따라 성과상여금 성격의 격려금 877억원을 부당하게 지급했다.

감사원은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은이 출자회사의 분식회계 등을 적발할 수 있는 재무 분석 시스템을 갖추고도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상태를 분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산은은 지난 2013년 2월 이후, 분식회계 적발을 위해 ‘재무 이상치 분석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과거 재무적 행태, 동종 산업의 일반적인 재무지표 수준과의 비료 등을 통해 개별 기업의 재무자료에 대한 신뢰도를 5등급으로 나누는 시스템이다.

감사원이 산은이 마련한 분석 시스템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의 2013~2014년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대우조선해양의 신뢰도는 최고위험등급인 5등급으로 나타났다. 이는 재무 자료의 신뢰성이 극히 의심되는 ‘적극 조치 대상’이라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에 감사원이 매출 채권 등을 심층 점검한 결과, 대우조선해양이 회계처리 기준과 달리 해양플랜트사업(40개)의 총 예정원가를 임의로 낮게 잡아 영업이익이 2013년엔 4407억원, 2014년엔 1조935억원 과다 계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이처럼 분식회계가 이뤄진 재무상태에 근거해 임원 성과급 65억원과 직원 성과급 1984억원을 부당 지급했다. 산은은 또 대우조선해양이 운영자금 한도 증액을 요청해오자 면밀한 검토없이 2012년 3월 2000억에서 5000억으로, 2014년 9월 다시 8200억으로 증액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등 3명의 전·현직 임원에 대한 감사 결과를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금융위원회에 통보했고, 다른 직원 3명에 대해 문책을 요구했다. 또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 등 2명의 전·현직 임원에 대한 감사 결과를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기획재정부에 통보했고, 4명의 직원에 대해 문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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