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newsian=윤진 기자)

▲ 자유한국당 ⓒ 뉴시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본적은 舊 새누리당이다. 이들은 새누리당 한 지붕에서 친박계와 비박계로 나뉘어 연일 싸움질만 일삼더니 탄핵 정국이 펼쳐지자 아예 딴 살림을 차렸다.

바른 정당은 독선과 오만으로 똘똘 뭉친 친박계를 남기고 새로운 길을 모색했지만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유승민 의원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지만 대선 주자라고 하기엔 저조한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보수층은 바른정당의 기존 정치인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형세다. 황 권한대행은 안희정 충남지사와 치열한 2위권 싸움 중이다. 물론 황 권한대행은 출마선언을 하지도 않은 상태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자유한국당은 뚜렷한 대선주자도 없어 황교안 권한대행만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같은 뿌리의 보수 정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서로를 헐뜯으며 볼썽사나운 공방전을 벌이고 있으니 한심하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양당이 대선이 가까워지면 결국 합당을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가뜩이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독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가 분열하면 정권을 헌납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오늘 보수 양당이 ‘의원직 총사퇴’ 논란을 일으키며 상대방을 비방하는 모습을 보면 과연 대선 전 같은 배를 탈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 바른정당의 대선 주자인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유승민 의원 ⓒ 뉴시스

영국의 철학자 베이컨은 <베이컨 수상록>에서 ‘노여움은 저열한 것의 일종’이라고 단언했다. 베이컨은 노여움의 동기와 원인에 대해 ‘피해에 대한 감수성의 과민’이라고 진단했다. 즉, 자신이 입을 피해에 대해 과하게 반응하는 것이 노여움으로 표출된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주어진 피해가 그 경우에 있어서는 자신을 업신여긴 결과로서 이루어졌다고 해석하는 일도 노여움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제시했다.

베이컨의 진단대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정권 상실에 대한 피해의식과 자기 무시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는 모양이다. 노여움이 지나치면 거친 말이 나오기 마련이고, 말이 거칠다보면 서로의 감정이 상하는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

노여움이 가득 찬 정당을 바라보는 국민이 무슨 희망을 가질 수 있단 말인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자신들의 노여움부터 제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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