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newsian=윤진 기자)

▲ 지난 13일 피살된 것으로 전해진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 ⓒ 뉴시스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이 지난 13일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됐다는 소식에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우리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김정남 피살의 배후에 이복동생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있는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이미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초기에도 자신의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한 바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의 비정함은 변하지 않은 듯하다.

북한의 김정은이 이번 사건을 지시했다면 한반도 안보를 놓고 무모한 도박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즉 김정은 정권은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데 이어 김정남 암살로 최근 출범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테스트해본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의 도발에 어떻게 대응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만큼 예측이 어려운 인물이기 때문이다. 만약 트럼프가 우리의 의사와 관계없이 대북 강경책으로 군사적 행동을 취한다면 한반도는 전쟁위기에 빠질 것이다.

문제는 우리 정치권이다. 우리 정치권은 김정남 피살이라는 돌발변수에 큰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특히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각 당은 이번 사태가 미칠 여파에 고심 중이다.

일단 사드배치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드 배치 반대를 주장했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15일 사드 배치에 대해 “한미 양국이 공식적으로 이미 합의한 내용을 고려하면서 관련 현안 문제점을 국익에 부합되게 해결해 가겠다”며 입장 선회 가능성을 내비췄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사건과 관련, “저희들이 이렇게 상황이 변화돼 있는 상황에서 사드배치를 반대할 명분은 많이 약해졌다”며 기존의 입장 변경 가능성을 예고했다.

사드배치에 힘이 실리는 것이 해결책이 아니다. 미국과 북한이 극한 대결로 치달아 한반도 전쟁위기가 현실로 다가온다면 우리의 대책은 과연 무엇인가에 의문점이 생긴다. 막연한 초당적 대처라는 정치적 구호가 필요치 않다.

안보 문제만큼은 각 정치세력은 각자의 이해관계를 떠나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인 방안을 내놓아야한다. 대선 승리라는 지엽적인 문제에 얽매일 때가 아니다. 이제 정부와 각 정당이 한 자리에 모여야 할 때가 왔다. 일단 모여서 국민이 납득할만한 대책을 내놓아라. 이것이 국민의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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