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재상장된 롯데그룹 내 핵심기업인 롯데쇼핑. 사진=뉴시스

[뉴시안=송범선 기자] 롯데그룹주들이 일제히 30일 재상장했다.

롯데그룹은 이달 12일 지주회사 체제로 공식 전환, 거래정지 후 30일 코스피시장에 재상장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 분할합병한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 롯데제과 등 5개사가 이날 재상장되면서 이들의 기업가치와 주가 전망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은 중국 진출에 적극적이었다. 올해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 등으로 부진했던 롯데그룹은 큰 폭의 주가 하락을 겪었다. 그러나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과 12월에 있을 예정인 한중 회담 등으로 인한 중국 불확실성 소멸이 호재로 재기되고 있다. 정부 규제 불확실성 완화 등을 감안하면 내년도 실적 모멘텀은 경쟁사들보다 우위에 있을 수 있다는 평가다.

이날 롯데그룹은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개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후 롯데제과의 투자부문이 나머지 3개사의 투자부문을 흡수했다. 합병 후 롯데그룹은 6개월 내 신규 순환출자 및 상호출자를 해소해야 한다. 이후 2년 내 자회사 지분요건 및 금융 계열사 처리 요건을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 자회사 보유 롯데 지분 매각, 오너 보유 사업회사 지분 현물출자, 금융 계열사 지분 매각, 자회사 기업공개(IPO) 등의 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대한 롯데지주 지분을 확보해야 하기에 지분 확보 전까지는 롯데지주회사의 주가가 낮게 유지되는 것이 유리하다"며 "상장 직후 롯데지주 주가 하락, 롯데 사업회사(제과, 쇼핑, 칠성, 푸드)의 주가 상승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사진=뉴시스

 

롯데그룹 재상장을 둘러싸고 여러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실적부문에서는 대체로 좋지 못하다.

롯데칠성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365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32.0% 감소했다고 24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684억원으로 4.2% 증가했다. 또 당기순손실액은 228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그러나 주가가 워낙 낮고 저평가된 상황이라 향후 반등을 기대해볼수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칠성은 처음처럼 소주 및 코카콜라, 칠성사이다 등의 인기있는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어 장기투자 시 기대되어 진다는 평가다.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 롯데쇼핑은 중국 마트 영업정지로 인한 손실 폭 증가, 영업외 일회성비용 등으로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하는 등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30일 하나금융투자 보고서 따르면 롯데쇼핑의 3분기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3.7%, 57.6% 감소한 7조5780억원과 745억원을 기록했다. 하이마트, 홈쇼핑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중국 인바운드 저하로 국내 백화점 기존점 성장률이 2.6% 감소했고, 중국 마트가 영업정지로 기존점 매출이 24% 감소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롯데쇼핑 재상장 이후 계열사나 사업부문의 추가 상장, 중국사업 철수 등 주가에 모멘텀으로 작용할 이슈들이 남아있다. 우선 롯데그룹 이사회에서도 천명한 바 있는 계열사나 사업부문 추가 상장이다. 무엇보다 롯데시네마 기업분할 공시는 자산가치가 큰 다른 사업부문이나 계열사에 대한 추가 상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장부가 4조원이지만, 기업가치는 4000억원 정도밖에 평가받지 못하고 있어, 기업분할 후 상장시 재평가 폭이 클 수 있어 1조5000억원 이상 시가총액이 추가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사업 철수의 경우, 현재 주관사를 선정한 상태로 매각이 성사될 경우 가격에 상관없이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에서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말한다.

롯데지주는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주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됐다. 롯데지주는 순수지주회사로서 주요 수익은 브랜드수수료, 배당수익, 경영자문 수수료, 임대수익 등이 될 전망이다. 롯데지주는 4개 자회사들의 투자부문 가치뿐만 아니라 브랜드로열티 수취 계약으로 1조1000억원의 무형자산 가치가 추가 반영된다. 분할합병 전 4개사의 저평가를 감안해도 롯데지주의 예상 기준가격 대비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롯데제과는 지분과 투자자산 대부분이 지주회사로 이관되는 것과 더불어 제과·빙과 산업 부문의 정체로 그룹사 중 주가 상승 여력이 롯데그룹내에서 가장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분할을 통해 해외 제과 자회사 상당수로부터의 수익과 본사 건물 임대수익이 지주회사로 이관되면서 작년 대비 내년 이익 규모가 약 20% 감소할 전망"이라며 "지주회사 체제 완성 과정을 거치면서 이와 관련한 변화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롯데그룹 내에서도 각 종목마다의 실적 흐름과 향후 전망이 다른 만큼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