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한 코스피 지수. 사진=뉴시스

[뉴시안=송범선 기자] 코스피가 2일 모처럼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던 코스피라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더욱 큰 상황이다. 장 초반 2560선 고지를 잠시 밟았지만 이내 떨어지며 닷새 만에 뒷걸음질 쳤다.

2일 한국 증시는 미국의 호재와 악재간의 힘겨루기로 이뤄졌다. 장 마감 시에는 악재의 힘이 크게 작용하며 하락으로 이끌었다는 평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에 비둘기파 성향의 제롬 파월 연준 이사를 내정됐다. 이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었으나 정작 이날 시장이 진행되면서 우리 증시에 별다른 이점으로 작용하지 못한 모습이다. 이날 한국 증시는 파월 연준 이사가 차기 연준의장으로 지명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상승 출발했다. 그러나 IT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 전환했다. 간밤 미국 뉴욕 증시에서 최근 상승폭이 컸던 반도체와 애플 관련주가 부진한 모습을 나타낸 점이 우리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스피가 그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온 점이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심리를 자극한 결과로 풀이된다.

오후 들어 외국인 선물 매도 물량이 증가하자 낙폭을 확대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이는 특별한 이슈가 있다기 보다는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에 따른 하락으로 판단된다.

제롬 파월 차기 연준 의장. 사진=뉴시스

장기적으로 보면 제롬 파월 연준 이사는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미국 통화정책의 스탠스를 결정할 연준의 차기 의장에 매파 성향의 인물이 임명될 경우 가파른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긴축발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그러나 매파보다는 비둘기파에 가까운 성향의 파월로 기울면서 앞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 우려도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평가다.

차기 연준의장 관련 보도는 점진적인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한국 증시에 우호적이다. 이날 차익매물이 나온 이후 차기 연준의장 호재에 의해 반발 매수세가 유입될 여지가 높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556.47)보다 10.11포인트(0.40%) 내린 2546.36에 장을 마쳤다. 지난 27일부터 이어온 종가 기준 최고치 행진은 나흘째에서 멈췄다.

이날의 고점은 2561.63, 저점은 2542.02다. 거래량은 5억2183만주, 거래대금은 6조1522억원이었다.

투자자별로는 기관이 닷새째 '팔자' 행진을 이어가며 1949억원을 순매도, 지수를 끌어내렸다. 나흘째 '사자' 기조였던 외국인도 이날은 22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에 일조했다. 개인만 홀로 1549억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에서도 떨어진 종목이 더 많았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전일대비 0.28%(8000원) 내린 285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투톱'인 SK하이닉스도 2.23%(1900원) 떨어지며 8만3400원으로 거래가 종료됐다.

코스닥도 하락 마감했다. 전 거래일(695.77)보다 2.37포인트(0.34%) 오른 698.14로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우하향하며 0.81포인트(0.12%) 내린 694.96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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