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부채비율이 낮아진 코스피 상장사. 도표=한국거래소

[뉴시안=송범선 기자] 코스피의 부채비율이 낮아지면서 재무 안정성이 개선되는 가운데 코스닥 바이오주들의 나쁜 재무구조가 재조명 되고 있다.

3분기 코스피 상장사의 부채 비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감소했다.

20일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731개사 중 비교가 가능한 579개사를 대상으로 연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코스피 종목 중 579개사의 올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110.7%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3%포인트 감소했다. 안정성 면에서 점차 양호해지고 있다고 해석된다.

이에 반해 최근 코스닥 시장의 시총 상위 바이오주들은 재무구조 안전성의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오주들은 최근 급격히 상승하면서 바이오·제약 종목의 시가총액이 급팽창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2000년대 인터넷 버블을 잇는 ‘바이오 제약 버블’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채비율은 낮을수록 더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통상적으로 100% 이하면 투자에 적격등급이란 평이다. 이번 조사에서 부채비율이 100% 이하인 코스피 상장사는 318개사(54.9%), 200%를 초과하는 상장사는 77개사(13.3%)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6개사, 3개사 줄었다.

이에 반해 코스닥 상장사는 다소 높은 부채를 많이 지니고 있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62%, 티슈진 117%, 메디톡스 104% 등 높은 미래가치에 대한 투자를 위해 현재 안정성에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부채비율은 부채총계를 자본총계로 나눈 뒤 100을 곱해 구한다. 즉 수식으로 나타내면 부채비율=(부채총계/자본총계)×100이다. 부채비율은 상환해야 할 부채에 대해 자본이 어느 정도 준비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재무 건전성과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코스피 부채총계와 자본총계는 1139조3601억원, 1029조20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25%, 7.01% 증가했다. 부채총계가 증가했지만 자본이 더 크게 증가했으므로 상대적으로 부채비율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과 의약품을 제외한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 의료·정밀·광학기기 및 시계 제조업 등 제조업 10개 업종과 부동산업, 운수 및 창고업, 건설업 등 비제조업 10개 업종의 부채비율이 감소했다.

9월, 10월 급등한 코스닥 제약.바이오주 업종. 차트=한국거래소

전문가들은 코스피 대비 좋지 않은 재무구조임에도 급등 중인 바이오주 버블 우려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SB3'가 유럽에서 최종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는 소식에 41만4000원원까지 오르며, 40만원을 돌파해 신고가를 경신했다. 물론 이같은 가시적인 성과가 뒷받침 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은 여전히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2년 연속 당기순손실로 적자 행진이다.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으로 돌아서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회사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부채가 4년동안 5배 이상 늘어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재무안정성을 비판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사의 자산 규모가 크기 때문에 그나마 괜찮다는 분석이다. 신라젠으로 오면 재무구조성의 심각성이 더 돋보인다는 평가다.

항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기업 신라젠은 지난해 12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신라젠은 2012년 이후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 허가받은 의약품이 하나도 없어서 매출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연구개발(R&D)비만 계속 투입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만년 적자기업 신라젠의 시가총액은 17일 종가 기준 6조5200억 원으로 코스닥 3위다. 시총 3위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53억밖에 되지 않는다. 코스닥 시가총액 5위 CJ E&M의 매출이 1조5384억인 것과 비교해보면 매출 53억 신라젠의 주가 급등이 이상현상임을 바로 알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 실적에 비해 주가가 폭등하다 보니 바이오·제약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도 지나치게 상승했다. PER는 특정 회사의 주식 가격을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PER가 높을수록 주식이 고평가됐다는 뜻이다. 바이로메드의 PER는 4538배, 코미팜은 7820배에 이른다. 3분기 이전까지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던 코스피 대형 반도체 IT주들도 코스닥 바이오주들에 비하면 양반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코스피 대형주 중에서는 PER가 100을 넘는 종목은 매우 드문 편이다. 삼성전자의 PER는 20.41배에 그친다. SK하이닉스의 PER역시 20배로 평균에 비해서는 높지만 바이오주와 놓고 보면 양호한 수준이다.

이처럼 바이오주들의 나쁜 재무구조 대비 코스피 종목들의 안정성이 비교적 빛을 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투자는 실적가치를 분석 후 장기투자를 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조언했다. 코스닥 바이오주들의 이상 급등현상에 뒤늦게 쫓아가다가는 큰 낭패를 볼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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