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지난 해 11월 9일 인민대회당 국빈 만찬에서 나란히 앉아 웃고 박수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시 주석 옆에 펑리위안 여사가 보이고 저쪽 트럼프 대통령 옆에 멜라니아 여사가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지난 해 11월 9일 인민대회당 국빈 만찬에서 나란히 앉아 웃고 박수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시 주석 옆에 펑리위안 여사가 보이고 저쪽 트럼프 대통령 옆에 멜라니아 여사가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이태환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 중국이 북미정상회담의 변수인가. 트럼프 대 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시작 전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북한 태도 변화의 원인으로 중국 배후설을 제기하면서 중국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다롄에서 제2차 북중정상회담을 가진 후 북한의 태도가 변화한 것에 중국의 영향이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미국은 김정은 북한 국 무위원장이 지난 3월 말 베이징 방문 이후와 달리 5월 7-8일 다롄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 가주석과 회동한 후 더 자신감을 보이면서 미국 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 지명자가 4월 초 첫 번째 평양을 방문하기 직전에 제1차 북중정상회담이 이루어졌고, 제2차 북중정상회담 도 폼페이오 미 국무가 2차로 북한을 방문하기 직전에 이루어진 것이 우연만은 아니라 할 수 있다.

북한이 미국과 접촉하기 전에 중국과 의논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북미회담 의제와 내용 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볼 여지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과연 북중정상회담을 통한 중국의 움직임과 입장이 향후 국면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인가. 우선 중국의 입장부터 살펴보자. 

중국은 환구시보 사설을 통해 중국배후설 관련 서방 언론 보도를 비판했다. 북한이 북미정 상회담에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 ‘중국이 북한의 태도 변화를 부추겼을 것’이라는 등의 추 측성 보도를 했다는 것이다. 사설은 북한의 태도 변화에 중국은 아무 책임이 없음을 강조하며 한반도 문제에 있어 중국의 역할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한미는 중국에 의존해서는 안 되나, 중국의 역할을 저평가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와 인접한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수호하는 굳건한 지지자이자 중대한 영향력을 갖춘 대국이기 때문에, 한 미는 중국을 올바르게 대하지 않으면 심각한 실수를 범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북미회담 개최 후 이어서 종전선언이 중국을 포함한 4자가 아니라 남북미 3자간에 이루어질 가능성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두 차례의 북중정상회담을 통한 중국의 행보가 북미정상회담의 배후에서 북한을 통해 중국의 존재감과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상을 준 것은 북미회담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이해가 반영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음을 북한뿐 아니라 미국 회담 당사자 들과 한국 정부에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 부주석이 5월 25일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 참석해 “한반도 문제는 중국의 이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한반도에서 전쟁과 혼란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게 마지노선이다”라고 밝힌 것도 중국의 의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중국이 북미회담의 중요 이해상관자로 회담 결과에 따라 전개될 한반도와 동북아의 미래에 대해 중요한 이해관계가 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은 두 번씩이나 북중정상회담을 통해 불편했던 북중관계를 해소하고자 했다.

중국은 북한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향후 진행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과 지분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 추고 있는 것이다.

북한 시⋅도 당위원회 위원장들로 구성된 참관단이 5월 14일부터 11일 간 경제시찰을 하게 한 것도 한 사례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향후 북중관계는 더욱 급진전을 이룰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를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악화되었던 북중관계가 양국 간 신뢰회복을 통해 공고히 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북중 관계가 대미 협상 카드로 작용하기에는 아직 미흡한 점이 많은 것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중국 변수를 언급할 때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우선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 할 필요가 있다.

미중은 남중국해 갈등을 비롯 해 무역 갈등이 전쟁 양상으로 번질 정도의 갈 등도 겪었지만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는 대체로 협력해왔다.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 갈등도 북핵문제 협력을 위한 카드로 쓸 정도로 북핵에 비중을 두어왔다.

이러한 미국의 관심 하에 작년 가을부터 미중은 대북제재 강화 협력뿐 아니라 한반도 긴급사태에 대비해 핵무기 관리 방안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압박 상황을 인식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해 10월 개최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미국과 대화를 준비하도록 지시함에 따라 북미대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다음으로 북한이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된 배경에 남북정상회담뿐 아니라 미중의 역할이 작용한 것을 고려할 때 비핵화 과정에 중국의 입장이 어느 정도 반영될 것인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핵화 목표는 같더라도 방법에 대해 미국과 중국은 다른 입장을 갖고 있다. 미국의 일괄타결(all in one)에 대해 중국은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해법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시 주석은 5월 8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에서 “쌍방이 단계를 나눠 상응하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밝히며 단계적 해법을 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구적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제재가 느슨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여 미국 방식에 중국의 동참을 요구했다.

비핵화 성패 여부는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과 미국이 어느 정도까지 협력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하지만 비핵화를 넘어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있어서의 중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좀 더 복잡한 셈법이 필요하다.

홍콩 언론매체에 의하면 6월에 칭다오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에 북한을 옵저버로 초청해 6월 9일 북중러 3국 정상회담이 개최될 예정이라 한다.

지난 4월 리용호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한데 이어 러시아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5월 31일 방북하여 리용호 외무상과 북러 양자관계와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다.

이어서 북중러 3국이 3자 회동을 갖게 된다면 이는 북미정상회담 이후를 겨냥하여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 질서 구축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더라도 이후 평화협정에 이르기까지 과정이 간단치 않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의 역할과 외교가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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