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특보는 19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열린 '제21회 항공우주력 국제학술회의' 기조세션에서 사회를 보며 "최근 한반도 상황이 많이 바뀌어서 '국방개혁 2.0'은 전반적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사진=뉴시스)
문정인 특보는 19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열린 '제21회 항공우주력 국제학술회의' 기조세션에서 사회를 보며 "최근 한반도 상황이 많이 바뀌어서 '국방개혁 2.0'은 전반적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사진=뉴시스)

 [뉴시안=김도진 기자] 한미연합훈련인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 훈련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19일 '국방개혁 2.0'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특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열린 '제21회 항공우주력 국제학술회의' 기조세션에서 사회를 보며 "최근 한반도 상황이 많이 바뀌어서 '국방개혁 2.0'은 전반적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사실 군 내부에서도 4.27 남북 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급변하는 최근 정세를 고려해 군 개혁에서도 새로운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세 중심의 국방개혁2.0 일부 수정 불가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추진하고 있는 국방개혁 2.0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비한 3축 체계(킬체인·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대량 응징 보복 체계)를 주축으로 공세적인 전략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즉 종심기동전투로 조기에 전환해 '최단시간 내 최소희생'으로 전승(戰勝)을 달성한다는 신(新)작전수행 개념이 중심축을 이룬다.

국방부는 지난 5월11일 청와대에 국방개혁 2.0에 대해 첫 보고를 했지만, 당초 계획과 달리 토론이 벌어져 대통령 재가는 잠정 유보되고 대신 군 장성 수 감축이나 복무기간 단축 등에 대해서만 정리됐다.

 문 특보는 토론 중 "작년까지만 해도 3축 체계라고 해서 공군이 핵심 전력으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는데 금년 4월27일 이후 남북한 관계가 많이 변했다"며 "문 대통령이 보고를 받고 토론을 좀 해야 될 거 아니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군 내부에서도 새로운 방향 설정 필요성 제기

이왕근 공군참모총장 역시 국방개혁2.0의 일부 방향이 새롭게 설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 최고위급 인사가 국방개혁2.0의 방향성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장은 이날 학술회의 축사에서 "지금 한반도는 그 어느 때보다 격변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 세계평화를 위한 큰 발걸음이 시작됨에 따라 국방개혁2.0도 일부분 방향설정을 새롭게 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그는 춘추전국 시대 제나라 명장 사마양저가 말한 ‘천하수안망전필위’(天下雖安 忘戰必危:천하가 태평해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기가 온다)’를 상기하며 "군사력을 형성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안보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지 않은 군사력은 무용지물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방개혁 2.0을 일부 새로이 설정하되, 우리보다 뛰어난 군사력을 보유한 주변국의 위협에 우리가 어떻게 실질적으로 대응 능력을 갖출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의 위협을 고려해 이에 맞는 군사력을 새롭게 건설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정은 참수작전 포함된 3축 체계 바뀔까?

국방개혁2.0은 ‘공룡같이 둔중한 군대를 표범같이 날쌘 군대로 만든다’는 취지로 장성 수를 감축하고 복무기간도 단축하는 등 군 구조 개혁 및 운영 효율화를 꾀하며 한편 3축 체계 강화로 북의 도발에 대비해 공세적인 작전을 펼치는 안이 포함돼 있다. 또한 장병 인권을 보호하고 군복무에 대한 합리적 보상 등 병영문화 전반에 걸친 개혁안을 담고 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개혁 2.0의 2차 보고가 7월 중 청와대에서 토의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나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3축 체계 때문에 발표가 미뤄진다는 관측도 있다.

3축 체계란 킬체인(도발원점 선제타격체계), KAMD(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 KMPR(대량응징보복체계) 등 북한 도발의 시작과 과정, 마무리 상황에 대비해 우리 군이 펼칠 공세적 대응전략이다.

군은 3축 체계를 2020년 초반까지 완성한다는 목표로 올해 예산만 해도 4조3628억 원에 달한다. 국방비 43조 원 중 방위력개선비 13조5000여억 원 가운데 30% 이상이 3축 체계에 할당됐다.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방위원장 임기 중이었던 지난 5월 '국방개혁 입장문'을 내고 "국방부가 청와대에 보고한 국방개혁 2.0은 90% 이상 완성됐다"며 "개혁안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이유는 다름 아닌 김정은 참수작전이 포함된 공세적 신작전 수행개념 즉, 킬체인,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 대량 응징 보복(KMPR) 등 북핵 대응 3축 체계 구축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남북관계 변화와 종전선언이 올해 안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대두되고 평화협정 체결 및 평화체제 구축이 필요한 상황으로 변함에 따라 국방개혁 2.0의 방향성도 조금은 달라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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