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이석구 기자] 오랜 진통 끝에 포스코 차기 회장에 비(非)엔지니어, 비서울대 출신인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이 내정됐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포스코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포스코는 23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을 CEO 후보가 되는 사내이사 후보로 임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최 내정자는 7월 27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회장에 공식 취임한다. 1994년 김만제 전 회장 이후 24년만의 비(非)서울대, 비(非)엔지니어 출신 회장이다. 

최 내정자는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임직원, 고객사, 공급사, 주주, 국민 등 내외부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 상생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를 선도해 나가는 기업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1957년생인 최정우 내정자는 1983년 포스코 입사해 내부에서 성장한 인물이다.

동래고·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포스코 입사 후 재무관련 부서에서 경력을 쌓아 ‘재무통’으로 평가된다.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포스코켐텍 사장 등 철강 외에 다양한 계열사를 거쳤다.

최근에는 포스코 그룹의 투자사업 구조조정을 맡아 포스코 국내 계열사 71개를 38개로, 해외 계열사 181개를 124개로 줄였고, 7조원 규모 누적 재무개선 효과를 거둔 바 있다.

2015년에는 포스코 가치경영실장을 맡아 그룹 계열사 구조조정과 투자승인, 계열사 감사, 재무관리, 경영진단, 신규사업 등 경영쇄신작업을 이끌기도 했다.

최 내정자는 올해 철강 내수 판매량과 수출량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기존 사업의 재편과 신규 사업 발굴에 역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철강 생산과 판매에 중점을 둔 전통적 사업구조를 신사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작업이 대표적이다.

 미래형 제철소 구현을 앞당길 전망

올해는 중점 추진 사업으로 포스코 성장 사업 재배치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그동안 각 회사 내에서 사업 부문별로 저수익 사업은 줄이고 남는 인원과 자원은 성장성 높은 곳으로 재배치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지난 4년간은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와 사업단위를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했다면 향후에는 성장 사업부에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키로 했다.

그룹 내 신성장 사업을 책임지는 포스코켐텍을 이끈 만큼 포스코의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도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 생산현장에는 현재 추진 중인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스마트팩토리 개발 속도를 높이고, 핵심공정의 효율을 증가시켜 미래형 제철소 구현을 앞당길 전망이다.

특히 에너지 및 소재 분야를 신성장 사업으로 추진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그동안 추진해온 발전사업의 내실을 다지고, LNG 터미널 시설을 활용하는 LNG 미드스트림(Midstream) 사업을 확대해 장기적으로 광양LNG 터미널을 동북아시아 에너지 허브로 육성할 방침이다.

정부가 신재생 에너지 발전을 확대한다고 밝힌 만큼 신재생 발전 분야에도 투자를 확대해 온실가스 저감에 앞장설 방침이다. 이와 동시에 그동안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추진해 온 리튬사업은 남미, 호주 등에서 리튬 함유 염수 및 광석 확보를 위한 사업개발에 참여해 안정적인 원료기반을 확보하고, 동시에 양산 체제를 구축해 주력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증가함에 따라 이차전지에 사용하는 고용량 양극재와 음극재 소재 제조공정을 개발하고, 국내외에 생산기반을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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