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1월 7일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자사의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4종을 서울 역삼동 라움아트센터에서 개최한 간담회 디렉터스컷을 통해 공개한 가운데 최문영 캡틴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해 11월 7일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자사의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4종을 서울 역삼동 라움아트센터에서 개최한 간담회 디렉터스컷을 통해 공개한 가운데 최문영 캡틴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이석구 기자] 국내 게임업체가 중국 게임업체의 침공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게임업체 20곳 중 9개가 올 상반기에 적자를 기록했다.

7월 기준 구글 플레이의 매출 순위 10위 안에 든 중국 게임은 4개나 된다.넷마블, NC소프트(이하 NC), 컴투스 등의 국내 대형 게임 제작사는 올 상반기에도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NC는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를 기록 중인 '리니지M'의 제작사다. 같은 국내 게임업체라도 수익의 차이가 나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2017년 이후 모바일 게임시장이 MMORPG 위주로 재편되었기 때문이다. MMORPG는 게임 특성상 막대한 제작비와 기술력을 요구한다. NC에서 제작한 2011년작 ‘아이온’만 하더라도 제작비가 230억에 이를 정도다. 중소 제작사는 이 필수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궤도에 오른 상당수 제작사가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것은 시장에 팔릴만한 제품을 내놓지 못하는 기업들이 사라지는 현상의 전 단계”라며 “웬만한 퀄리티의 게임으로는 다운로드조차 발생시키지 못할 정도로 이용자 선택이 정교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원인으론 중국산 게임의 공습이 꼽힌다. 2017년 사드(THAAD) 배치 문제로 중국 정부는 한한령을 통해 국산 게임에 대한 견제를 실시했다.

중국의 광전총국에서 국산 게임에 대해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를 내주지 않아 중국 수출이 지연되고 있다.

반면 중국 게임은 별다른 문제없이 국내에 수입되고 있다. 그간 쌓아온 기술력과 엄청난 자금력을 토대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친 덕에 중국 게임은 현재 국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확률형 아이템을 중심으로 한 국내 게임업체 비즈니스 모델(BM)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분석했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모바일 MMORPG 유행을 기점으로 그동안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이용자의 피로감이 극에 달한 것”이라며 “앞으로 대형 제작사도 매출을 늘리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국내 게임업체가 살아남기 위해선 MMORPG에서 벗어난 게임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다. 확률형 아이템 역시 마찬가지로 게임 시스템에서 제외해야할 대목이다.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를 타겟으로 게임을 제작하는 것 역시 방법이 될 수 있다.

아무리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되고 있다 한들, 언제까지나 판호 발급을 기다릴 수는 없다.

일본, 북미 등 다양한 국가를 상대로 한 게임을 기획, 제작하고 빠른 주기로 신작을 내놓는 것이 엄청난 숫자의 중국산 게임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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