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최악의 폭염이 계속된 6일 오후 인천공항 활주로에 살수차 5대와 소방차 3대가 살수하고 있다. 온도가 높은 여름엔 비행기가 이륙하기 위해 필요한 양력이 낮아져 이륙거리가 길어진다. 그만큼 연료도 더 들어 항공사는 요즘 날씨가 반갑지 않다.(사진=뉴시스)
연이은 최악의 폭염이 계속된 6일 오후 인천공항 활주로에 살수차 5대와 소방차 3대가 살수하고 있다. 온도가 높은 여름엔 비행기가 이륙하기 위해 필요한 양력이 낮아져 이륙거리가 길어진다. 그만큼 연료도 더 들어 항공사는 요즘 날씨가 반갑지 않다.(사진=뉴시스)

[뉴시안=노은지 편집 자문위원/KBS 기상 캐스터] 태풍마저 비껴 갈 정도로 한반도를 열기가 뒤덮고 있습니다. 14호 태풍 야기도 북태평양 고기압에 밀려 중국으로 향했습니다. 태풍이 비껴가며 이번 주도 폭염이 이어지겠는데요. 한 달 넘게 35℃를 넘나드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날씨 예보를 전해드리는 것도 죄송스러울 정도입니다.
 
서울은 오늘(13일)도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연속 23일째 열대야가 나타났습니다. 오늘과 내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6℃ 등 이번 주에도 35℃를 웃돌겠습니다. 말복을 넘겨 토요일(18일)부터는 34℃로 기온이 조금 낮아지겠지만 낮아지겠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폭염주의보 수준의 더위는 계속되겠습니다. 더위가 주춤했던 동해안지역까지 다시 기온이 오르면서 이번 주엔 전국이 뜨겁겠습니다.
 
이렇게 폭염이 이어지자 공항도 비상입니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비행기의 활주 거리도 늘어났는데요. A380기종의 경우, 20℃정도에선 이륙 거리는 3020m 정도지만 30℃로 올라가면 이륙거리가 3120m로 100m가량 늘어나고, 요즘처럼 40℃도까지 올라가면 거리는 3540m까지 길어집니다.

온도가 높은 여름엔 비행기가 이륙하기 위해 필요한 양력이 낮아져 이륙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인데요. 그만큼 연료도 더 들어 항공사 입장에서도 요즘 날씨는 반갑지 않습니다.
이륙거리를 늘리지 못하면 아예 무게를 줄여야 합니다.

제트기류에 무임승차하면 비행시간 짧아진다

여름 성수기에 승객과 화물을 줄여야 한다니 여간 아쉬운게 아닌데요. 2km 활주로를 이용하는 비행기의 경우 30℃가 넘으면 2℃ 높아질 때 마다 화물 2.5~3t씩 줄여야합니다. 비행기 운항엔 여름철은 그리 경제적이지 못한 계절입니다.
 
항공사는 경제적 운항에 늘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비행기가 한번 뜨기 위해선 많은 돈이 들기 때문인데요. 항로를 정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외국에 갈 때와 올 때 비행시간이 다른 경우가 있죠. 예를 들어 일본 도쿄에 갈 때는 2시간 10분이 걸리지만 도쿄에서 인천으로 돌아올 때는 그보다 30분이나 긴 2시간 40분이 걸립니다.

인천공항에서 미국 LA를 갈 때는 10시간 30분정도 걸리지만, LA에서 인천공항으로 올 때는 13시간이 걸려, 갈 때와 올 때 무려 2시간 30분이나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이렇게 비행시간이 차이 나는 이유는 바로 <제트기류> 덕분입니다. 제트기류는 우리나라가 있는 중위도 지역에서 부는 강한 편서풍을 말하는데요. 항공기가 순항하는 높이인 3-4만ft, 고도 10km에서 평균 150km/h, 최대 400km/h의 빠른 속도로 부는 바람입니다.

바람의 속도가 워낙 빠르다보니 서쪽으로 비행할 때면 이 제트기류를 이용하는데요. 제트기류에 무임승차하면 비행시간이 짧아지고 그만큼 연료를 절감할 수 있어 항공사 입장에선 더없이 고마운 바람입니다. 휴가철, 해외여행 가신다면 오갈 때 비행기가 바람에 무임승차하는지 비행시간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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