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패류로 인한 비브리오 패혈증에 목숨을 잃는 이들이 속출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송범선 기자] 올해 폭염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28도를 넘나드는 고수온현상에 오염된 어패류를 먹고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려 2명이나 목숨을 잃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 이윤희 담당관은 “어패류를 통한 비브리오 패혈증의 경우, 치사율이 50%에 달한다”며 “여름철에는 비브리오 패혈증 외에도 세균성 장 관계 질환이 높아져 건강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27일 기준 비브리오 패혈증 신고환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 13명보다 2배 이상 늘은 28명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가 지난달 10명이 발생했다. 이어 이번 달에 15명이 발생했다”며 “이는 지난해에 비해 1.7배 높은 수준이다”고 말했다.

올해 비브리오패혈증으로 사망한 환자는 8명이다. 또 최근 2개월 내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 3명이 발생했으며 이 중 2명이 숨졌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제3군 법정 감염병으로 매년 전국적으로 50명 안팎의 환자가 발생한다.

올해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사망한 8명 중 3명은 간 질환이나 알코올중독, 당뇨 등의 기저질환을 가진 고위험 군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비브리오 패혈균에 대한 위험도가 증가하고 있다.

 

비브리오균은 어떻게 증식하는가

비브리오균은 보통 무더운 여름에 많이 발생한다. 수온이 20도 이상 되면 비브리오균이 증식하게 된다. 해수 온도가 21도 이상일 때는 3~4시간 만에 100만배로 늘어난다.

올해 폭염으로 인해 한반도 해수 온도가 28도를 넘나드는 고수온 현상이 한달 가까이 지속됐다. 이 때문에 비브리오균이나 콜레라균, 식중독균 등 각종 세균 증식이 활발해져 어패류나 수산물이 오염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날씨가 쌀쌀해졌다고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주로 9월 즈음 늦여름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원래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수가 9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보다 유난히 더웠던 올해에 환자가 더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해수 온도가 18도 이상인 5~6월부터 서서히 나타나 온도가 상승하는 8~9월에 집중 발생한다. 이후 해수 온도가 떨어지는 10월 이후 소멸한다.

 

비브리오균, 어디서 발생하는가

질병관리본부는 “작년 비브리오 패혈증을 신고한 환자의 75%가 어패류를 섭취했다”고 밝혔다. 이에 어패류가 감염 경로의 주된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거나 제대로 익혀 먹지 않으면 감염되는 것이다.

비브리오균의 종류는 크게 2가지다. 장염 비브리오균은 식중독,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은 패혈증을 일으킨다.

장염 비브리오균에 감염되면 복통을 동반하는 설사, 구토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저절로 호전된다. 설사와 구토가 극심한 경우 수액치료와 항생제를 투여하면 하루 이틀 사이 증상이 줄어든다.

문제는 치사율이 50%에 달하는 비브리오 패혈증이다. 잠복기인 20~48시간이 지나면 전신에 심각한 염증과 급성발열을 동반한다. 또 복통과 설사 증상이 나타나고, 열이 난 뒤 36시간안에 피부에 출혈성 물집이 생기기도 한다. 저체온증과 호흡곤란 등도 유발한다. 한번 감염되면 병 진행 속도가 빠르다. 특히 간·당뇨환자 등 만성질환자는 패혈성 쇼크가 올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 예방법. (자료 제공=질병관리본부)

비브리오 패혈증, 어떻게 예방하나

비브리오 패혈증은 예방 수칙을 잘 지키면 예방 가능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비브리오균 감염을 예방하려면 어패류는 5도 이하로 저온 보관해야 하고, 조리할 땐 85도 이상으로 가열해 충분히 익혀야 한다. 날것으로 먹는다면 흐르는 수돗물에 충분히 씻어야 한다”고 밝혔다.

어패류나 해산물을 만질 땐 반드시 장갑을 착용하고, 교차 오염을 피하려면 횟감용 도마와 칼은 따로 사용하고, 한번 사용한 도마와 칼은 열탕 소독을 해야 된다.

특히 만성 간 질환자이나 당뇨병, 알코올 중독자 등 고위험군에 속하는 만성질환자는 가능한 어패류나 수산물을 날 것으로 먹는 것으로 피하고, 익혀 먹어야 한다. 아울러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바다에 들어가지 않는 게 좋다.

이러한 증상이 의심되면 즉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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