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iOS 14.5 업데이트와 함께 앱 추적 투명성(ATT, App Tracking Transparency) 정책을 시행한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뉴시안= 조현선 기자]“지레짐작하지 말고 얼마큼의 개인 정보를 공유하고 싶은지 확인하세요. 매번 확인해야 합니다. 사용자들이 질려서 그만 좀 확인하라고 할 때까지 확인하세요. 그리고 사용자가 공유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예정인지 역시 정확히 고지해야 합니다.”

애플이 사실상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강화해 사용자 맞춤형 광고를 차단하는 계획을 내놓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8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달중 iOS 14.5 업데이트와 함께 앱 추적 투명성(ATT, App Tracking Transparency)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팀 쿡 애플 CEO는 브뤼셀에서 열린 데이터 프라이버시 컨퍼런스에서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표적광고에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폭력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용자들의 무분별한 저격글을 방치하고, 이용자 데이터를 (자사 수익에) 악용하며, 광고 이용에 선택의 여지가 없도록 한 비즈니스는 칭찬을 받을 가치가 없다"면서 "광고수익을 위해 이용자 데이터를 판매하는 관행에 대한 개혁을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업데이트의 골자는 앱 추적 투명성이다. 디바이스 내 광고식별자(IDFA)는 모두 0으로 리셋된다. 사용자들에게 앱 또는 웹이 추적 권한 등에 접근해도 되는지 묻고, 승인할 때에만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가 추적 금지를 선택할 경우 해당 앱의 개발자는 IDFA에 접근할 수 없게 된다. 이용자 대부분이 해당 요청을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일부 기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지난 7일, 사용자도 모르는 사이 개인정보가 어떻게 광고에 활용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당신의 데이터는 어떤 하루를 보내는가'라는 페이지를 공개했다. 지난 2010년 열렸던 컨퍼런스에서 밝혔던 故 스티브 잡스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ATT 정책의 본격적인 도입을 앞두고 개발자들과 사용자들에게 정책의 취지를 설명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에 따르면 광고주들은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기 위해 1000분의 1초 단위로 경매를 거친다. 통상 앱 하나당 6개의 '트래커'가 포함된다. 이들 트래커는 사용자를 추적하고, 개인정보 수집 및 추적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개인에 맞춰지고, 공유되며, 집계돼 거래가 성사된다. 이들이 수집한 개인 데이터를 통해 만들어진 시장 규모는 연간 2270억 달러(약 253조5590억원)에 달한다.

하나의 데이커 브로커가 전세계 7억명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최대 5000가지의 성향이 담긴 다양한 소비자 프로필을 완성한다. 특히 아동용 앱의 20%가 개발자에 의한 사용자의 개인정보 수집 및 공유가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아동의 부모로부터 유효한 동의를 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사용자가 자신이 원하는 데이터만을 안전하게 공유하고, 어떤 개인 정보가 공유되고 있는지 이해하며, 자신의 개인 정보를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시행 배경을 설명했다.

업데이트 후 사용자들은 '설정-개인정보보호-추적' 탭을 통해 어느 앱이 추적 권한을 요청했는지 확인하고 차단할 수 있게 된다. 모든 앱의 정보 추적을 차단할 수도 있으며, 앱별로 선택 제공도 가능하다. 맞춤형 광고를 원하는 경우 추적 허용을 선택할 수 있다.

개발자들을 위한 지침 페이지도 공개했다. 개발사들은 '앱이 다른 회사의 앱과 웹사이트에 걸친 사용자의 활동을 추적하도록 허용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을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한다. 이같은 정책이 활성화되면 추적 금지를 요청한 사용자들은 운동화를 검색한 후 타 앱에서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광고가 뜨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최근 애플은 일부 앱의 개발자에게 "귀하의 앱이 광고 식별자를 생성하기 위해 사용자 및 기기 정보를 수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방식은 애플 정책에 위반하는 것이며 앱스토어 라이센스 계약과 적합하지 않는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앱스토어 등록 거절 사실을 알렸다.

'까막눈'이 될지도 모르는 광고주들을 위한 방안도 내놨다. 애플은 개인 정보 없이도 정확한 캠페인 수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SKAdNetwork를 무료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광고 노출 이후 앱이 다운로드된 횟수를 광고주에게 알리되, 사용자의 개인 데이터는 공유할 수 없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사용자가 앱 내 제품 광고를 클릭하면 '자체 광고 클릭 측정도구(Private Click Measurement)'가 웹사이트 방문 또는 특정 제품 구입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고지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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