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17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승리하며 우승한 가운데 MVP를 받은 정지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스포츠에 학력파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프로야구는 2011년 삼성 라이온즈 배영섭(동국대)을 마지막으로 지난해 소형준(kt 위즈) 선수가 ‘9년째 고졸 선수가 신인왕’을 차지하고 있고, 여자탁구 신동 신유빈 선수는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 실업팀에 입단해서 잘 적응하고 있다.

올 시즌 남자프로배구 프로농구 최우수선수도 고졸 선수들이 휩쓸고 있다. 중졸 신화의 원조 손흥민은 월드스타로 모든 사람의 존경을 받고 있다.

정지석, 남자배구 최초 고졸 챔피언결정전 MVP

남자배구에서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에서 통합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의 주 공격수 정지석 선수가 고졸(송림고등학교) 선수로는 최초로 챔피언결정전 MVP로 선정되었다.

정지석 선수는 2013-14 남자배구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6순위, 겨우 전체 13순위로 대한항공에 입단할 정도로 기대를 많이 받지 못했었다.

한국전력의 박철우 선수가 고졸 최초로 실업팀에 입단, 성공하기는 했지만 정지석의 미래는 불투명했다.

실력보다는 당시로는 드문 고졸 선수였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도 있다.(정지석은 프로입단 후 학업을 병행 우석대학에 진학해서 졸업했다)

대한항공의 레프트 공격수 정지석은 우리카드와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20점을 올리며 팀의 승리(3 대 1)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m 94cm 87kg의 정지석은 기자단 투표 31표 가운데 절반이 넘는 16표(팀 동료 요스바니 8표)를 얻어 챔피언결정전 MVP로 선정되었다.

정지석은 공격과 수비를 겸한 국내 최고의 레프트 공격수로 국가대표에서도 레프트 주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남자프로농구 전주 KCC 송교창

송교창 선수가 2020~21시즌 전주 KCC 우승에 크게 기여, 정규리그 국내 선수 MVP로 뽑혔다. 송교창은 총투표수 107표 중 99표를 획득하며 8표에 그친 허 훈을 제쳤다.

전주 KCC의 전창진 감독은 “공격과 수비에서 우리 팀의 보배”라고 말하고 있다. 만약 전주 KCC가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우승을 차지하면 챔피언 결정전 MVP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전주 KCC 송교창 선수도 고졸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송교창은 키 2m(87kg)의 장신임에도 100m를 12초대에 끊고, 서전트 점프가 70cm나 되어 덩크슛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드리블, 볼 핸들링은 물론 돌파도 잘하고, 골 밑에서의 피 봇과 미들 슛은 물론 장거리 슛도 정확해 상대 팀이 막기 어려운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다만 자유투가 50% 이하로 떨어져 유일한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송교창은 2015년 삼일상업고등학교를 나와 1라운드 3순위로 전주 KCC에 입단, 지금은 국내 최고의 스몰포드 또는 파워포드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고졸 선수 최초로 1라운드에 지명을 받아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프로야구 고졸 스타들

프로야구 전설적인 스타플레이어들은 거의 모두 대졸 선수들이다.

고려대의 선동열, 이상훈, 조성민, 연세대의 최동원, 이순철, 이광은, 한양대의 장효조, 김시진, 중앙대의 김용수, 진필중, 김형석 건국대의 이종범 전준우 영남대의 김재박 양준혁 등

그러나 최근 대부분의 고교 스타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가지 않고 프로행을 택하는 추세다.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 NC 다이노스 박민우,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kt 위즈 강백호, 소형준 최근의 김진욱(롯데), 이의리(기아), 장재영(키움) 등등

대부분의 유망주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면, 군대 문제, FA 기간 등에서 손해를 보기 때문에 곧장 프로행을 택하고 있다.

중졸의 대선수들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훗스퍼의 월드스타 손흥민의 국내 학력은 동북고 3개월 재학이다.

손흥민은 동북고에 입학해서 1학기도 채 마치지 않고 3개월 만에 자퇴서 제출, 독일 분데스리그 함부르크 유소년팀에 입단해서 유럽축구에 대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손흥민이 축구 명문 동북고에 자퇴서를 낸 이유는 제하분주(濟河焚舟) 즉 강을 건너고 나면 배를 불태우는, 유럽에서 축구로 성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비장한 각오를 스스로 다지기 위해서 였다.

현재 손흥민의 축구 실력은 명실공히 월드 스타급이고, 독일어와 영어 구사 능력은 국내 스포츠맨 가운데 1% 안에 들어갈 정도로 능수능란하다.

탁구 신동 신유빈은 수원 청명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대신 실업팀을 택했다.

신유빈은 14살 때 이미 국가대표에 발탁될 정도로 유망주였지만, 탁구를 더 많이 접하기 위해 고등학교 대신 실업팀(대한항공)으로 진로를 결정한 것이다.

신유빈은 지난 3월 카타르에서 벌어진 월드 테이블 테니스(WTT) 스타 컨텐더 ‘도하 2021 국제탁구대회’ 여자 복식에서 전지희 선배와 여자복식을 이뤄 우승을 차지해 도쿄올림픽 전망을 밝게 했다.

한국은 탁구가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이 된 이후 모두 18개의 메달(금메달 3, 은메달 3, 동메달 12)을 따냈는데,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노메달에 그쳤다. 이제 신유빈이 다시 ‘한국탁구의 올림픽 메달’을 따낼 유망주로 떠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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