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박은정 기자］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글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신세계와 이마트 등 신세계그룹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목소리까지 등장해 사태가 커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달 25일과 26일, 우럭과 랍스터 사진과 함께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문구를 올렸다.

그러나 이를 두고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2017년 3월 팽목항을 찾아 방명록에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 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1000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쓴 것과 유사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해당 방명록 문구를 두고 "아이들이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는데 고맙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 부회장의 행보는 계속됐다. 지난달 28일에는 소고기 사진과 함께 "너희들이 우리 입맛을 다시 세웠다. 참 고맙다"라는 글을 올렸는데, 이는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세월호 분향소에서 '너희들이 대한민국을 다시 세웠다. 참 고맙다'라고 쓴 방명록 내용과 유사한 것이다. 

논란의 심각성을 느낀 것일까. 정 부회장은 해당 글을 '아 진짜 맛나게 먹었다. 고맙다'라고 수정했다. 1일 기준, 해당 게시물은 모두 노출이 되지 않은 상황이다.

정 부회장 글을 두고 정치 진영 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보수 성향인 가로세로연구소는 정 부회장을 지지한다는 선언까지 발표했다.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용진 부회장 너무너무 멋집니다"라며 "앞으로 백화점을 간다면 신세계백화점만 가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반면 친여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신세계그룹 계열의 이마트와 스타벅스 등을 향한 불매의사가 잇따르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마트 손절해야겠다", "홈플러스로 다녀야겠다", "신세계 손절갑니다" 등의 반응을 쏟아졌다.

정 부회장의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저격해 도를 넘었다는 질타를 받았다.

정 부회장은 지난 4월, 음성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에서 야구 라이벌인 롯데와 키움 등에 "발라버리고 싶다", "내가 롯데를 도발했기 때문에 동빈이형이 야구장에 왔다" 등의 발언을 해 이슈가 됐다.

이 때문에 신세계그룹 내에서는 정 부회장의 SNS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한다. 정 부회장이 SNS에 신제품을 노출하면 홍보 역할을 톡톡히 해 좋지만, 예상치 못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면서 곤혹스러워 진 것. 신세계 임직원 입장은 그야 말로 '오너 하는 일을 말릴 수도 없고 가만히 있기도 그렇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