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BK일렉트로니스 산하의 스마트폰 제조 기업 원플러스와 오포가 합병을 공식화했다. (사진=원플러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와 원플러스가 합병한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대규모 지각 변동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중국 BBK일렉트로니스 산하의 스마트폰 제조 기업 원플러스와 오포가 지난 16일(현지시각) 합병을 공식화했다. 

피트 라우 원플러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운영과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더 많은 리소스를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오플러스 부사장으로 취임한 후 원플러스와 오포의 제품 전반을 감독해 왔다.

BBK일렉트로닉스는 비보, 오포, 원플러스, 리얼미, 아이쿠 등 스마트폰 브랜드를 두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BBK일렉트로닉스 관계사들(비보·오포·리얼미)의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8630만대로, 같은 기간 삼성전자(7660만대)보다 많은 판매량을 올리고 있다. 

특히 오포는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5위(10%가량)를 기록한 바 있다. 원플러스는 오포에서 파생된 스마트폰 회사로,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 수에 불과하나 지난 1분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9% 늘어나는 등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양사는 하드웨어 연구개발(R&D) 합병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원플러스는 합병 이후에도 양사의 소프트웨어 개발 등은 독립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피트 라우 CEO는 "합병 이후에도 원플러스는 독자적인 운영 체제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빠르고 안정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지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을 통해 같은 중국 제조사인 샤오미 뿐만 아니라 삼성, 애플도 위기감을 느끼게 될 것으로 봤다. 특히 무역 제재로 길을 잃은 화웨이와 아너, 최근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발표한 LG전자의 점유율을 흡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IT전문 매체 폰아레나는 "오포와 원플러스가 화웨이와 아너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합병 이후 원플러스는 가격은 낮추고 스펙은 올린 '가성비' 끝판왕의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중저가부터 플래그십급 스마트폰까지 보다 촘촘한 라인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구개발(R&D)을 통합으로 더 효율적인 소프트웨어 개발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도 위기감을 느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애플은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같은 안드로이드 OS 기반에서 경쟁하는 삼성전자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최근 중저가 모델로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점도 위험 요소로 꼽힌다. 오포는 지난 1분기 유럽 시장에서 주력 제품인 중저가 모델을 필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88%의 매출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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