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감독, 손흥민 외면한 진짜 이유는?
김학범 감독, 손흥민 외면한 진짜 이유는?
  • 기영노 편집위원
  • 승인 2021.07.05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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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10월 14일 오스트리아 빈 남부 비너 노이슈타트의 비너 노이슈타트 슈타디온에서 열린 대한민국 벤투호와 멕시코 국가대표팀 평가전에서 손흥민이 드리블하고 있다.(사진=축구협회/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1990년 10월3일, 베이징 아시안게임 주 경기장에서는 남자육상 800m 결승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한국 대표 김봉유 선수는 400m를 지날 즈음 8명의 선수 가운데 최하위(7, 8위)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김봉유 선수는 500m를 지날 무렵 5.6위권으로 올라오더니 80여m를 남겨 놓고 1위로 나섰고, 결국 금메달을 획득했다.

경기가 끝난 후 기자들이 물었다.

“1위로 올라섰을 때 (결승라인에)뭐가 보이던가요?”

“네 글자가 보이더군요”

“아니 세 글자(금메달)가 아니라 네 글자라뇨?”

“병-역-특-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남자선수들에게 ‘병역특례’ 혜택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큰 선물이다. 올림픽에서는 색깔에 상관없이 메달만 따면 되고,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획득하면 병역특례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4~5주일 동안의 기초훈련을 받은 뒤 일정기간 예술, 체육요원으로 복무하면, 프로선수들은 중단 없이 선수생활을 할 수 있어서 지속적으로 엄청난 수입이 보장되고, 아마추어 선수들은 은퇴할 때 까지 안정된 직장에서 자신의 기량을 꾸준히 유지하며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

남자선수들의 병역특혜 때문에 국가대표가 되면 메달이 확실시 되는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은 국가대표 선발전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고, 선동렬 감독은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대표 팀 선발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져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오지환과 박해민 선수 등에 대해 병역 특례를 받게 하기 위해 대표 팀에 합류시켰다는 의혹을 받았었다. 

김학범 감독, 손흥민 와일드카드로 뽑지 않아

2020 도쿄올림픽 축구대표 김학범 감독이 월드스타 손흥민 선수를 와일드카드로 뽑지 않은 것이 화제다.

김학범 감독은 손흥민 선수를 뽑지 않은 이유를 박지성의 예를 들어서 설명했다. 박지성은 만 30살에 국가대표에서 스스로 물러났고, 33살에 소속팀에서도 은퇴를 했는데, 그동안 A매치 100경기, 클럽경기 435경기를 뛰었는데, 손흥민은 지난 시즌 51경기 3996분을 뛰었고, 클럽경기와 국가대표 경기를 합해 500경기를 넘어섰다.

김 감독은 “손흥민은 우리가 보호하고, 아끼고, 사랑해줘야 할 선수다. 손흥민에게 미안하고, 또 고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와일드카드로 손흥민 대신 황의조·권창 훈· 김민재 세 선수를 뽑았다. 

  프랑스 ‘리그1’ 보르도의 주 공격수 황의조는 지난 시즌 소속 팀에서 37경기(12골 3도움)를 뛰었다. 중국 베이징 궈안의 중앙수비수 김민재는 2020 시즌, 17경기를 뛰었고, 4월20일 시작된 올 시즌은 2경기만 출전했다. 분데스리그 프라이부르크의 권창훈 선수는 부상으로 14경기(리그 12, 컵 대회 2)에 출전해서 1골만을 기록 했다.

만약 손흥민 선수를 권창훈 선수 대신 와일드카드로 뽑았다면 세 선수 모두 병역특례 혜택을 받은 선수들이 되는 셈이다. 세 선수는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김학범 감독과 함께 금메달을 딴 멤버들이다.

권창훈은 올 시즌이 끝난 후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지난 5월20일 프라이부르크 크리스티안 슈트라이히(독일) 감독은 “권창훈은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올 시즌이 끝난 직 후) 프라이부르크를 떠나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말했었다.  권창훈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에서 3골1도움으로 맹활약했지만 한국이  8강전에서 탈락하면서 병역특례라 불리는 체육요원 복무자격 취득에 실패했다.

앞서 한국이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을 획득할 당시 권창훈 은 와일드카드 요원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았으나,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그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손흥민, 병역특례 받지 않았다면 뽑았을 것   

김학범 감독은 도쿄올림픽 목표가 “2012 런던올림픽(동메달) 때 보다 더 좋은 색깔의 메달을 따는 것”라고 말하고 있다.  한국이 브라질 등 축구 강국과 개최국 일본 등을 물리치고 좋은 성적을 올리려면 손흥민 같은 월드스타가 반드시 필요했다. 

김 감독도 손흥민을 뽑는 ‘쉬운 길’을 포기하기 까지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다. 그러나 손흥민은 이미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굳이 무리시키지 않으려 와일드카드로 뽑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손흥민이 아직도 병역특례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면, 손흥민과 올림픽 대표팀을 위해서 (손흥민을)와일드카드로 선발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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