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여자 100m 경기에서 자메이카 선수들이 금·은·동 전메달을 석권했다. (사진=AP/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미국은 세계스포츠 초강국이다. 하계올림픽에서도 늘 종합 1위를 해오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미국의 스포츠지 SI와 골드만 삭스 등은 미국이 금메달 45개로 중국(40개), 일본(33개)을 제치고 종합 1위로 예상이 했었다.

미국이 종합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가장 많은 메달이 걸려 있는 육상(48개)과 수영(경영 35개, 수구 등을 합하면 39개)에서 대량의 금메달을 따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 육상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육상은 역대 올림픽에서 320개의 금메달로 2위 구 소련(64개), 영국(53개) 등을 제치고 단연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대회 전까지 모두 29번의 올림픽이 열렸으니까 매 대회 11개 안팎의 금메달을 따오고 있던 셈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와 국제육상연맹 (IAAF)가 ‘성 평등화’의 일환으로 도쿄올림픽부터 혼성계주 1600m를 정식종목에 추가하자 국제육상계는 “미국 만 좋은 일 시켜주겠네”라며 부정적인 시각이었다. 미국의 남녀 400m가 모두 세계 정상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미국은 예선에서 ‘바통터치 구역’을 벗어나 바통을 주고받아서 탈락했다가, 이의신청을 해서 겨우 구제받아 결승(그래서 9팀이 경기를 치렀다)에 올랐다.

그러나 금메달을 딴 폴란드(3분 09초 87), 도미니카공화국(3분 10초 21)에 뒤져 3분 10초 22로 동메달에 그치고 말았다. 폴란드는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남자 1600m 계주에서 미국에 이어 은메달(3분 01초 43)을 딴 이후 45년 만에 메달을 따냈다.

미국은 남녀 100m에서도 수모를 당했다.

여자 100m는 국내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한 사카리 리처드슨이 마리화나 복용으로 출전정지를 당해 자메이카에 금메달을 내 줄 것을 예상했었다. 그러나 자메이카가 금(일레인 톰프슨), 은(프레이저 프라이스), 동(쉐리가 잭슨)메달을 싹쓸이할 줄을 몰랐다. 일레이 톰슨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미국의 고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가 세웠었던 올림픽 신기록(10초62)을 100분의 1초(10초61) 경신하기도 했다.

남자 100m에서는 미국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한 트레이본 브롬웰이 준결승전에서 아시아 신기록(9초83)을 세운 중국의 쑤빙텐에게 밀려 결승전에도 오르지 못했다.

미국은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에서 9초76의 호기록으로 금메달을 땄었던 크리스티안 콜먼이 도핑 회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고, 우리 나이로 40살인 저스틴 게이틀린은 미국 예선에서 탈락했다.

이번 대회 마르셀 제이콥스가 9초80의 기록으로 이탈리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남자육상 100m 금메달을 가져갔고, 미국의 프레드 켈 리가 9초84로 은메달에 머물렀다.

우상혁 선수가 4위에 올라 한국육상의 신기원을 이룬 남자 높이뛰기에서도 시상대에는 카타르의 무타드 애사 바심, 장마르코 템베리(이탈리아), 막심 네다세카(벨라루스) 세 선수만 올랐을 뿐 미국 선수는 보이지 않았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