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열린 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 및 전략 등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정부는 2025년 글로벌 백신 생산 국가 5위 내 진입을 목표로 2조2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정부는 이르면 내년 초 국산 코로나19 백신이 출시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 보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K-글로벌 백신허브화 비전 및 전략을 발표했다. 우리 백신 생산과 공급 역량을 토대로 K-글로벌 백신 허브화를 추진, 보건산업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감염병 위기 극복의 중심에 서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정부는 11개 관계부처 합동으로 올 하반기부터 2026년까지 총 2조2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먼저 정부는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을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내 기업 7곳이 코로나19 백신 임상을 진행 중이며, 오는 2022년 상반기 출시가 목표다.

정부는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임상 3상을 지원한다. 통상 임상 3상이 비용 부담이 큰 만큼 이를 위해 1667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임상 2상 중간결과 도출 및 임상 3상 시험 계획이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면역원성·안전성, 성공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구매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 기업 중 SK바이오사이언스가 하반기 임상 3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속한 임상 3상 진입 지원을 위해 임상 승인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하고, 국가지정 중앙임상시험심사위원회를 마련해 다기관 통합심사를 추진한다. 정부 차원의 임상 참여자 모집 지원을 위해 온·오프라인 홍보를 확대하는 동시에 임상시험 참여증명서를 신설, 참여자를 대상으로 각종 참여유인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백신과 비교 연구를 통해 효과성을 검증하는 비교임상을 실시, 4000명 정도의 피험자 중 90%를 해외모집으로 진행키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국산 mRNA 백신 개발을 위해 해외 특허분석 및 회피 전략을 수립하고, 이에 기반한 핵심기술 자체 개발 연구를 지원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외에도 신약 개발이나 새로운 프리미엄 백신 개발을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술이라는 판단에서다.

정부의 '케이(K)-글로벌 백신허브화 비전 및 전략'. (그래픽=보건복지부)

이를 위해 정부는 신속 개발이 가능한 mRNA 백신 기술 확보를 위해 전임상·임상, 원부자재 등을 범정부적으로 지원한다. 또 백신 개발 기업 간 상호보완적 컨소시엄 운영을 적극 지원하고, 국내 단기 생산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범정부차원에서 노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강호 글로벌백신허브화추진단장은 "mRNA백신에는 여러 회사의 많은 특허가 연관돼있어서 특허가 무엇인지 모른 채 연구를 하면 이미 다른 회사에서 특허권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다"라며 "연구 단계에서부터 특허 분석을 통해 회피할 수 있는 연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정부는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에 사용 가능한 백신의 신속 제작을 위해 백신 기반기술 및 기초·원천연구 강화를 추진한다. 전임상 단계에서 국가 전임상시험 지원센터 등 전임상 통합관리기반을 구축하고, 연구개발 효율성 제고를 위한 특허분석 지원, 특허 연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임상 단계에서는 대규모 임상시험 등을 집중 투자할 수 있는 정책 펀드를 조성하고, 임상시험 전 과정을 효율화하는 스마트 임상시험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또한 신변종 감염병 대응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 지원도 강화한다. 또 허가전담심사팀 운영 등 신속한 제품화를 지원하고, 해외 백신 조달시장 입찰자격 획득을 위한 인증지원협의체 운영·기술문서 작성, 현장 모의실사 등 사전 교육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후 제품화 과정에서는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를 운영해 백신 제품 개발의 기초상담 및 품질·비임상·임상 각 분야별 상담 등 종합상담 및 제품화 지원을 위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신기술 관련 특허출원을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해 백신 개발기업의 빠른 권리 획득을 지원한다.

정부는 이번 백신 글로벌 허브화 전략으로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백신시장 세계 5위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현재 우리나라의 위치는 9위로, 적극적인 백신 허브화 정책 추진 시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는 설명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위탁 생산하고 있으며, 노바백스와도 백신 기술 이전 및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8월 말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완제품 시범 생산을 앞두고 있다. 또 러시아에서 개발한 백신 스푸트니크V도 국내 기업이 위탁 생산을 맡았다. 

이에 정부는 백신 생산역량 확충을 제고하기 위해 기업당 최대 30억원을 지원하고, 글로벌 수준의 백신 GMP급 공공 제조시설을 활용해 자체 설비가 없는 기업의 백신 상용화를 지원한다.

또한 백신 개발·생산을 위한 핵심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해 세제 혜택을 강화한다.

백신 원부자재는 입항 전 수입신고 허용, 수입 검사 최소화 등 신속한 통관·물류절차를 제공하고, 원부자재 등의 국내 보세공장 반입을 허용해 관련 기업의 물류비용 절감을 지원한다.

백신·원부자재 투자 지역은 첨단투자지구로 우선 지정을 추진하고, 외국인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백신 분야 국가전략기술에 투자 시 자금 및 입지지원 등의 투자 유인 확대를 추진한다.

글로벌 생산협력 강화를 위해 주요 선도국과도 협력을 강화한다. 백신 원부자재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한·미 간 수요-공급 기업 연계 등 협력을 추진하고, 영국·독일·캐나다·호주 등과 협력을 강화해 국가 간 협력파트너십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백신수출 확대를 위한 무역보험 한도를 최대 2배까지 확대하고, 백신 수출 목적의 국내 생산설비투자에 대해 금융지원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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