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전대통령 사면에 맞춰 지지자들이 30일밤 서울 강남상성병원에서 집회를 갖고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국정농단 사건으로 2017년 3월 31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 수감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0시를 기해 석방됐다. 그의 석방이 대선판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를 두고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석방 절차는 박 전 대통령이 입원해있는 병실에서 진행됐다. 서울구치소 직원이 사면 효력 발생 시점에 맞춰 박 전 대통령에게 사면증을 교부하고, 그간 병실에 있던 수용자 계호 인력들도 철수했다..

계호인력이 떠난 자리는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경호 인력이 지키게 된다. 재직 중 탄핵당했기 때문에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는 못 받지만, 최소한의 경호 인력은 제공된다.

박 전 대통령은 석방 후에도 병원에 입원해 치료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2일 입원한 박 전 대통령은 당초 4주 정도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호전되지 않아, 의료진이 내년 2월께까지 병원에 입원해 치료해야 한다는 소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어깨와 허리의 통증이 심할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다소 불안정한 상태인 것으로 전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 28일 기자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결단한 배경에는 '국민화합' 차원에 건강상태 등까지 고려했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병원에서 준 것은 '소견서'가 아닌 '진단서'였다. 여기에 전직 대통령의 강남성모병원 입원 과정과 치료 내역 등이 보태져서 최종적으로 사면에 이르렀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황을 고려할 때 박 전 대통령은 석방 이후에도 당분간 입원해 치료를 계속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박 전 대통령은 당장 병원 말고는 머물 곳이 마땅치 않아 한동안 병원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는 지난 2월 검찰에 압류됐다. 벌금 180억원, 추징금 35억원을 확정 판결 받은 박 전 대통령이 벌금 및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은 데 따른 조치였다.

내곡동 사저는 이후 공매 입찰을 통해 지난 9월 한 연예기획사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이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의 석방으로 그가 옥중에서 출간한 책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책 내용에 세월호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눈길을 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출판한 이 책은 제1장 2017년 - 하늘이 무너지던 해, 제2장 2018년 - 끝없는 기다림, 제3장 2019년 - 희망을 보았다, 제4장 2020년 - 그리고, 아직 등 4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3일 서점가에 깔릴예정인데. 이미 교보문고 예약판매 베스트설러1위에 올라있다.

박 전 대통령은 책을 통해 탄핵에 대한 억울함을 담았다. 박 전 대통령은 책에서 국정농단 사건 재판과 언론보도 등 대해 일관되게 비판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고 엉킨 실타래도 한 올 한 올 풀려질 것으로 믿는다"며 “시간이 지나면 가짜와 선동은 그 스스로 무너지고 파괴된다는 믿음으로 참고 견디고 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수사를 이끈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 지지자가 보낸 편지에서 윤석열 후보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함께 언급한 대목이 시선을 끌고 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편지를 보낸 한모 씨는 '조국 청문회, 세상이 너무 어지럽습니다' 제목의 글에서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후보가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씨를 기소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윤석열의 이름 석 자는 제 뇌리에서 지울 수 없는 증오의 대상이다. 그런 그가 조국의 처를 기소하다니 무슨 뜻일까'라고 적었다.

박 전 대통령의 답장에서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이 걸어온 길을 뒤돌아 가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된다고 한다. 거짓말이 사람들을, 그것도 일부의 사람들을 잠시 속일 수는 있어도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고 썼다.

그러면서 "남을 속이려고 들면 들수록 더 깊은 거짓말의 수렁에 빠져버리는 평범한 이치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나랏일을 맡을 수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특히 '세월호 참사는 하나의 종교가 되고 말았다'는 97년생 유모 씨의 편지에 대해서는 "세월호가 침몰했던 그 날의 상황은 너무도 충격적이라서 지금 다시 당시 상황을 떠올리는 것이 무척 힘들다"고 답장했다.

박 전 대통령은 "그날은 제가 몸이 좋지 않아서 관저에서 관련 보고를 받았다. 세월호가 침몰했던 당시 상황과 관련해 저에 대한 해괴한 루머와 악의적인 모함들이 있었지만 진실의 힘을 믿었기에 침묵하고 있었다"며 "감추려고 한 것도 없고, 감출 이유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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