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김진영 기자]여권내 잡음이 심상치 않다. 이른바 ‘문파’로 불리는 친문진영과 친 이재명계 간의 갈등이다. 조기 진정되지 않으면 대선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친문-친이 진영은 그동안 ‘원팀’ 기조 아래 힘을 합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균열 직전이다. 직접적 계기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욕설 영상'을 문재인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인 '문파'가 만들어서 배포할 것이라고 음모론이 나오면서 부터다.  

양측의 갈등 분출은 현근택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의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 현 대변인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친여 성향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가 이른바 '딥 페이크'라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이미지 합성 기술을 이용해 이 후보가 욕설을 내뱉는 (가공의) 장면을 설 연휴 전 배포할 계획임을 포착했다"면서 "소위 '문파'로 불리기도 하며 똥파리로 비하 받고 있는 일부 세력에 의해 자행될 것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친여 방송인 김어준씨도 자신이 진행을 맡은 라디오 방송에서 이 후보와 관련된 딥페이크 영상이 있다면서 현 대변인 주장에 힘을 실었다.

현 대변인의 의혹 제기에 친문 커뮤니티는 폭발했다.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에는 “근거없는 의혹을 제기하지마라”, “현 대변인과 김어준씨는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할 것” 등 비난을 쏟아냈다. 현재 현 대변인의 페이스북 글은 삭제된 상태지만 불길은 계속되고 있다. 

사태는 쉽게 진화될 것 같지 않다. 현 대변인은 친문계에서 유명한 트위터리안 '더레프트'와도 설전을 벌이고 있다.

현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김건희 여사님. 문파는 이런 영부인을 원했다. 문파는 윤석열을 응원합니다'고 적힌 포스터를 공유한 뒤 "제작자는 더레프트. 문파 단체방, SNS에 올린 것입니다. 어디까지 갈까요?"라고 썼다. 이에 더레프트는 트위터에 "(저와) 무관한 이미지를 사실관계를 확인도 하지 않고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비난했다.

대표적 친문계 인사로 알려진 데레프트는19일 "윤석열 찍으면 현근택 너 때문인 줄 알아라!"라는 극단적인 문구가 적힌 이미지를 만들어 배포했다. 해당 게시물은 리트윗을 거듭하면서 친문 커뮤니티뿐 아니라 친윤(친윤석열) 커뮤니티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10년부터 온라인에서 활동한 더레프트는 정치권 선전 포스터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2017년 대선 땐 "파란을 이어가자"라는 문구의 포스터를 만들어 확산시켜, 당시 문 대통령이 직접 트위터에 "더레프트님 감사하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여권 중진들은 “내부 결속부터 다져야 30%대 박스권 지지율을 탈출할 수 있다”며 사태수습을 촉구하고 있지만 여권 내부에서조차 좌충우돌분위기이다. 송영길 대표는 지난 11일 이 후보를 두고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을 받던 사람"이라고 발언해 친문의 반발을 산 게 대표적이다. 여기에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 징수를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논란을 일으킨 정청래 의원이 지난 18일 "이핵관(이재명 후보 핵심 관계자)이 탈당을 권유했다"고 폭로하면서 파문을 더 키웠다. 정 의원은 대표적인 강성 친문으로 분류된다. 

민주당원 4369명은 최근 서울남부지법에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대통령후보 직무집행정지 및 당원 자격 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며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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