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돼있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11.79원, 경유 가격은 리터당 2007.61원을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31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돼있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11.79원, 경유 가격은 리터당 2007.61원을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김나해 기자]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5.4% 올랐다. 5%대 상승률을 기록한 건 2008년 9월 이후 13년 8개월 만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공업제품 가격 오름세가 지속됐고, 농축수산물 상승세가 확대돼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통계청은 3일 '5월 소비자물가동향'을 통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2020=100)으로 1년 전보다 5.4% 상승했다고 밝혔다. 상승 폭은 전월(4.8%)보다 0.6%포인트(p) 확대된 것으로, 약 14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3.2%),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 2월(3.7%)까지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3월(4.1%)과 4월(4.8%)은 4%대로 올라섰다가 지난달 5%까지 치솟았다.

상품과 서비스 물가는 전년 대비 각각 7.6%, 3.5% 상승했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4.2% 상승했다. 

먼저 채소류 가격은 0.2% 상승했지만, 농산물 가격은 0.6% 하락했다. 주요 품목별로는 △파(-48.0%) △사과(-22.7%) △쌀(-11.2%) △고구마(-30.3%) △고춧가루(-15.6%) △양파(-15.0%) 등은 내려갔으나 △감자(32.1%) △배추(24.0%) △포도(27.0%) 등이 상승했다.

축산물 가격은 12.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고기(20.7%) △수입 쇠고기(27.9%) △닭고기(16.1%) △국산 쇠고기(2.7%) 등이 오르면서다. 수산물 물가는 2.7% 올랐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코로나19 이후 가정 음식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곡물 가격 상승으로 사료비가 오르면서 축산물 물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공급망 차질, 물류비 등 수요·공급 측면 모두 상승 요인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8.3% 상승했다. 2008년 10월(9.1%) 이후 최대 상승이다. 특히 △경유(45.8%) △휘발유(27.0%) △등유(60.8%) △자동차용 LPG(26.0%) 등 석유류 가격 상승률이 34.8%로 대폭 뛰었다. 경유 가격은 2008년 7월(51.2%)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가공식품도 △밀가루(26.0%) △국수(33.2%) △부침가루(19.8%) △빵(9.1%) 등 7.6% 올랐다.

전기·수도·가스요금은 1년 전보다 9.6% 급등했다. △전기료(11.0%) △도시가스(11.0%) △상수도료(3.5%) 등이 오르면서다. 특히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반영되면서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비스 물가 중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0.7%에 그쳤다. 국제항공료(19.5%) 등은 올랐지만, △유치원 납입금(-18.6%) △부동산중개수수료(-7.7%) 등은 하락한 영향이다. 반면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5.1%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외식 물가가 지난 1998년 3월 이후 가장 크게 오른 탓이다. 집세는 △전세(2.7%) △월세(1.0%) 등이 모두 올라 2.0% 상승했다.

아울러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6.7% 올랐다. 이는 2008년 7월(7.1%)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한편 통계청은 소비자물가가 오는 6월과 7월에도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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