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음식점 상인들이 21일 코로나19 영업 제한시간인 오후 10시 이후 영업점 불을 켜고 점등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월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음식점 상인들이 21일 코로나19 영업 제한시간인 오후 10시 이후 영업점 불을 켜고 점등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김나해 기자]올 1분기 우리나라 기업과 자영업자가 은행 등에서 빌린 돈이 1600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자금 수요 증가로 빚으로 버티는 기업과 자영업자가 늘어난 탓이다.

한국은행은 3일 '2022년 1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을 통해 1분기 말 기준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대출금 총 잔액이 1644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 분기 말 대비 63조9000억원(4.0%) 증가한 것으로, 지난 2020년 2분기(69조1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증가폭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08조9000억원(14.5%) 증가해 역대 최고 증가폭을 기록했다.

용도별로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건비 등 사업 운영에 쓰는 운전자금이 전분기대비 41조9000억원(4.5%) 늘어난 972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설자금은 전분기 대비 22조(3.4%) 늘어난 672조200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로는 85조6000억 늘면서 역대 최고 증가폭을 나타냈다. 대출금리 상승, 부동산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인한 상업용 부동산의 투기 수요가 이어진 영향 등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자영업자 대출도 오름세다. 서비스업 대출 중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숙박 및 음식점업, 도·소매업의 대출금 규모는 333조5000억원으로, 이중 예금은행 대출금은 21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예금은행 대출금 가운데 법인기업 대출은 99조4000억원(46.8%), 자영업자 등 비법인기업은 113조원(53.3%)이다. 비은행예금기관의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집계가 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실제 자영업자 대출은 이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산업별로 보면 서비스업 대출잔액은 1073조6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46조4000억원(4.5%) 늘었다. 2020년 2분기(47조2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 증가폭이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161조7000억원(17.7%) 늘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세부 업종별로는 △부동산업 346조원 △도·소매업 11조8000억원 △정보통신업 2조7000억원 △숙박 및 음식점업 2조5000원 등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 됐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업항 부진이 지속된 영향이다. 

제조업 대출은 428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3조2000억원(3.2%) 늘어났다. 이중 △화학·의료용 제품 2조8000억원 △전기장비 1조3000억원 △금속가공제품 9000억원 △기타기계·장비 7000억원 등이 증가로 전환했다.

업권별로는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은행의 경우 1168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8조1000억원(2.5%) 늘어났다. 상호저축은행 등 비예금은행취급기관은 475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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