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사진=뉴시스]
국세청의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사진=뉴시스]

[뉴시안= 전준식 기자]13번째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연말정산을 앞두고 ‘세(稅)테크’ 가 주목받고 있다. 연금저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납입은 절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똑똑한 연말정산을 위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최종 점검해 봐야 한다.

연금계좌는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하는 노후 준비 상품으로 납입 기간 동안 연말정산 세액공제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세금을 내는 소득 범위를 줄여주는 소득공제가 아니라 세금 자체를 돌려주는 세액공제여서 환급 규모가 크다. 세제 혜택과 노후 준비를 함께 할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세액공제 공제 한도는 연금저축은 400만원까지이다. 여기에 IRP를 합치면 추가로 300만원까지 가능하다. 연금저축에 400만원을 입금했다면, 나머지 300만원은 IRP에 납입해야 세액공제 혜택을 최대로 챙길 수 있다. IRP에만 700만원을 납입해도 가능하다. 근로소득이 1억2000만원 혹은 종합소득이 1억원을 넘을 경우 연금저축 세액공제 한도는 300만원까지 줄어든다.

만 50세 이상이라면 혜택은 더욱 크다.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총 900만원(연금저축은 최대 6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근로소득이 1억2000만원 혹은 종합소득이 1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또는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공제한도 상향 대상에서 제외된다.

연금계좌는 올해 안에 가입만 한다면 한 번에 목돈을 넣어도 세액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따라서 카드공제액을 다 채워 추가로 받을 혜택이 없는 부부나, 본격적으로 노후를 대비하려는 직장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향후 연금계좌 세액공제 혜택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직장인들의 연말정산 필수 아이템이 될 전망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22년 세제 개편안에 따르면 연금계좌 공제 한도는 200만원 확대된다. 연금저축보험과 연금저축펀드 가입자는 연간 600만 원까지, 개인IRP 가입자는 연간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총 급여액에 따라 연간 26만 원에서 33만 원의 추가 절세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정부는 앞으로 연금계좌 판매 활성화로 노후 소득 보장 강화를 기대한다는 계획이다.

연금 계좌에 가입하는 것만큼 납입한 돈을 잘 운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며 가장 주목받는 상품은 은퇴 자산 특성에 맞춰 분산투자가 가능하도록 구성된 △타깃데이트펀드(TDF) △타깃인컴펀드(TIF) △타깃리스크펀드(TRF) 등 연금 상품 3종이다.

대표적으로 ‘TDF’는 가입자가 목표 시점을 선택하면 펀드가 생애 글라이드패스에 따라 자체적으로 투자 비중을 조절한다. 제로인 펀드닥터 자료에 따르면 11월말 운용펀드 순자산 기준 전체 TDF 시장은 10조8226억원 규모다. 이 중 미래에셋자산운용 TDF는 4조 8279억원, 시장점유율 약 45%에 달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DF가 투자자들의 많은 선택을 받는 이유는 독보적인 장기 수익률과 운용 노하우다. 장기수익률이 중요한 TDF 특성상, 3년 및 5년 성과를 비교해 보면 TDF2025, 2030, 2035, 2040, 2045 모두 미래에셋전략배분TDF가 수익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운용사들은 TDF를 자체 운용하는 방식과 위탁 운용하는 방식 두 가지 형태로 운용하고 있다. 자체 운용은 운용사가 직접 글라이드패스를 설계해 적용하는 방식이며, 위탁 운용은 국내에 비해 퇴직 연금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는 미국 등 외국 운용사의 자문을 받거나 위탁하는 형태다. TDF 도입 초기부터 자체 운용을 고수해 온 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유일하다. 삼성자산운용은 자체 운용과 위탁 운용(미국 캐피탈그룹) 방식을 병행하고 있으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국 티로프라이스를 통해 위탁 운용 중이다. 그동안 해외 운용사에 위탁 운용하던 KB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올해 자체 운용 방식으로 변경했다.

두 운용 방식의 대표적인 차이는 수수료다. 자체 운용은 위탁 운용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없애 수익률을 높일 수 있어 투자자들에게 유리하다. 수수료는 현재 TDF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다. 연금투자가 주목을 받으며 자산운용사들은 운용보수를 낮추며 TDF 수수료 인하 경쟁이 시작됐다. 올해 1월, 7월 두 차례 ‘KB온국민TDF’ 운용보수를 낮춘 KB자산운용을 시작으로 8월 삼성자산운용(삼성한국형TDF)이, 9월 한국투자신탁운용(한국투자TDF알아서)과 한화자산운용(한화 LIFEPLUS TDF)이 운용보수를 인하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실제 부담하는 보수와 비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순 운용보수가 아닌 ‘합성 총보수비용’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합성 총보수비용이란 운용, 판매, 신탁, 사무관리 보수를 더한 총보수에 기타비용과 피투자펀드 보수까지 합산해 투자자가 실제로 최종 부담하는 수수료다.

한 금융투자업 관계자는 “TDF는 자산배분형 펀드 특성 상 재간접형 구조가 많다”며 “투자자들은 단순히 펀드 총보수만을 비교할 것이 아니라 피투자펀드 보수도 포함한 비용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피투자펀드란 재간접형인 TDF가 투자하는 펀드만을 말한다.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의 대표 TDF 합성 총보수비용 비교 결과 전 빈티지(은퇴 목표 시점)에서 패시브 형태로 운용하는 ‘KB온국민TDF’가 가장 저렴했으며, 액티브로 운용하는 TDF 중에서는 ‘미래에셋전략배분TDF’가 가장 저렴했다. 대표적으로 TDF2035는 ‘KB온국민TDF’가 연 0.882%, ‘미래에셋전략배분TDF’가 연 1.05%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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