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연체율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이태영 기자]
국내은행 연체율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이태영 기자]

[뉴시안= 김상미 기자]국내 은행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대출이 급증한 가운데 고금리 영향으로 연체가 불어난 것.

금융감독원(금감원)이 19일 발표한 '2023년 7월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39%로 전월말(0.35%)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전년동월말(0.23%)과 비교하면 0.17%포인트 상승했다.

2022년 6월 0.20%까지 감소했던 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대출이 급증한 가운데 고금리 영향으로 연체가 증가하는 모양새다. 

그 결과 지난 5월 0.40%까지 증가해 2020년 5월(0.4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던 연체율은 6월 은행이 연체채권 관리를 강화하는 분기말 효과 덕에 0.35%로 잠시 진정되는 듯 했지만 이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7월 신규연체 발생액은 2조원으로 전월과 유사한 수준인 반면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1조1000억원으로 전월대비 2조원 줄었다. 신규연체율은 0.09%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전년동월(0.04%) 대비로는 0.05%포인트 상승했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와 기업대출 전분야에서 연체율이 증가했다. 

7월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41%로 전월말(0.37%) 대비 0.04%포인트 증가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0.12%)은 전월말 대비 0.1%포인트 늘었고 중소기업대출 연체율(0.49%)은 전월말(0.43%) 대비 0.06%포인트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 가운데 중소법인 연체율(0.51%)은 전월말(0.45%)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으며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0.45%)은 전월말(0.41%) 대비 0.04% 증가했다.

가계대출 연체율(0.36%)은 전월말(0.33%)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연체율(0.36%)은 전월말(0.33%)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고 주담대를 제외한 신용대출 등의 가계대출 연체율(0.71%)은 전월말(0.62%)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금융당국과 뉴시스, 본지 취재 등을 종합하면,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금감원은 "7월말 연체율은 6월말 하락 이후 증가했지만 이는 7월 중 은행 신규 연체율이 상반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분기말에 은행의 연체·부실채권 상·매각이 집중된 것에 주로 기인한다"며 "현재 은행권 연체율은 과거 장기추세 대비 낮은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전 과거 10년(2010~2019년) 간 국내은행 원화대출의 월평균 연체율은 0.78%에 달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이전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다만 최근 글로벌 경제여건 등을 고려할 때 연체율 상승 추세가 하반기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취약부문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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