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sisazum=이상준 기자)

 정치권의 시선이 7·30 재·보궐 선거로 쏠리고 있는 가운데 여당 후보에 맞설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군이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손학규, 정동영, 천정배, 김두관 등 중량급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가운데 6·4지방선거에서 그 실체가 확인된 이른바 '박원순 효과'를 현실정치에서 극대화하는 카드도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기동민(48)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권오중(46) 전 정무수석비서관은 6·4지방선거에서 박 시장 승리의 일등공신으로서 역할을 마친 뒤 여세를 몰아 국회 진출을 노리고 있다. 
 
성균관대학교와 연세대학교에서 각각 총학생회장을 지낸 두 사람은 486세대로 분류되면서도 그동안 정치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고(故) 김근태 민주당 고문의 최측근인 기 전 부시장은 보좌관 생활만 근 10년을 할 정도로 정치 전면보다는 후방에서 역할을 해왔다. 
 
권 전 수석은 역시 참여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행정관과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지만 정치적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은 아니다. 
 
입법과 행정에서 커리어를 쌓은 이들은 2011년 10·26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야권단일 후보로 나선 박원순 후보의 캠프 비서실장과 부 상황실장을 지낸 뒤 나란히 서울시에 입성했다. 
 
서울시 정무라인의 투톱을 이루다가 박 시장의 재선성공을 계기로 그 위상이 한 단계 도약했다. 
 
이들이 점찍고 있는 곳은 각각 광주 광산을과 서울 서대문을이다. 광주 광산을은 이용섭 의원의 광주시장 출마로 공석이 됐고, 서울 서대문을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재선거가 유력한 곳이다. 
 
박 시장의 후광을 입고 있지만 공천을 따내기까지는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 복잡한 당내 역학관계에다가 여야 공히 거물급 인사들이 재보선을 재기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상황 탓이다. 
 
하지만 6·4지방선거 이후 민심의 흐름을 고려하면 이들에게 상황이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새정치를 표방하면서 출범한 새정치민주연합이 첫 번째 맞닥뜨린 선거에서 고전한 것은 새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공천'에 실패해서라는 비판이 줄잇고 있다. 
 
박 시장은 일찌감치 당과는 차별화된 선거전을 벌여왔다. 
 
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세차, 로고송, 율동, 확성기가 없는 이른바 '4무(無) 선거'를 치러 결과적으로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새정치를 구현한 인물이 됐다. 
 
박 시장의 4무 선거를 견인한 기 전 부시장과 권 전 수석에게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현지 여건도 좋다. 
 
광주는 6·4지방선거 이후 박 시장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곳이다. 서대문구도 서울에서는 박 시장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새정치에 대한 수요와 기대가 공히 큰 곳이다. 
 
이번 재보선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론이 주를 이루던 지방선거 때와는 달리 '문창극 사태'로 요약되는 박근혜 정부의 2기 내각에 대한 평가가 핵심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 전 부시장과 권 전 수석의 재보선 출사표는 여야간 이전투구가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새정치로 상징되는 '박원순 효과'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시험대의 의미로 해석된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