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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산하 SH공사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부실시공된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15일부터 10월17일까지 최근 3년간 SH공사의 입주완료 아파트 27단지를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한 결과 각종 부실시공 및 하자 사례를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중점 감사사항은 ▲부실시공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원인 및 발생 배경 ▲SH공사 하자관리 실태 및 하자발생 현황 ▲설계·시공 상의 하자여부 확인 ▲LH공사, 민영아파트 하자발생 현황 비교분석 등이다.

감사결과 SH공사는 싱크대 배수관, 양변기 등에 기준미달 자재를 사용하고, 설계를 임의로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SH공사는 음식물쓰레기 탈수기를 각 세대 싱크대 하부에 설치하는 과정에서 악취 등의 유입을 막아주는 봉수 깊이를 기준치(50~100㎜)에 크게 미달하는 30㎜로 시공했다.

절수형 양변기의 경우 한국산업규격(KS) 표시가 되지 않은 자재를 사용했고, 그 결과 1477세대 중 317세대에서 부품결함에 의한 하자민원이 제기됐다.

또 화강석 등으로 설계된 아파트 외벽 몰딩재를 기존 몰딩 계약단가는 유지하면서 값싼 EPS 몰딩재로 변경했다. 몰딩은 아파트 외관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부착하는 돌출 구조물이다.

이에 대해 SH공사는 "EPS몰딩은 석재몰딩에 버금가는 내구성을 가진 건축자재"라며 "EPS몰딩의 견적가가 계약된 석재몰딩보다 고가여서 석재몰딩 계약단가로 변경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아파트 벽면 타일 부실시공, 모델하우스와 상이한 자재 사용, 아파트 벽체 균열 검측업무 소홀, 아파트 출입구 전실높이 기준미달 등이 대거 적발됐다.

서울시는 이번 감사결과에 따라 총 31건에 대해 행정조치를 내렸다. 시정요구 17건, 주의요구 4건, 통보 10건 등이다. 또 총 3건에 대해 103억9900만원을 환수하는 재정조치를 시행했다.

부실시공 관련 직원 53명에 대해서도 징계조치했다. 징계 9명, 훈계 8명, 경고 4명, 주의 32명 등이다.

한편, 이번 감사는 지난해 8월 박원순 서울시장의 요청사항에 따라 진행됐다.

당시 박 시장은 "최근 시민들로부터 SH공사 아파트 부실시공 관련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며 "SH공사가 미온적으로 대처해 시정되지 않고 있는 만큼 감사를 통한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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