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2016년도 예산안 당정협의에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뉴시안,newsian=이상준 기자)

새누리당은 13일 내년도 예산안을 확장적으로 편성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경제가 계속해서 부진을 겪고 있는 점과 함께 내년에 총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은 정부와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2016년도 예산안 편성방향과 관련한 당정협의를 갖고 "내년도 예산 규모는 청년일자리 확충과 사회적 약자 보호 강화를 중심으로 경제성장률보다 높은 수준의 확장적인 예산 편성을 할 것"을 요구했다.

새누리당은 정부에 반복적인 세입 결손 문제 해소를 위해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보수적으로 전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경제성장률보다 높은 수준의 확장적 예산 편성을 주장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5%까지 낮추는 통화 완화 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재정 확대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통화·재정의 '쌍끌이 부양책'으로 꺼져가는 경기 회복의 불씨를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경제성장률을 보수적으로 전망한다는 것은 낙관적인 세입전망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경제성장률보다 높은 수준의 예산 편성을 하게 되면 올해처럼 대규모 세수결손을 피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내달 11일 국회에 제출되는 정부 예산안의 심의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실패로 인해 대규모 세수결손을 메우고 경제성장률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포함 15조원 규모의 재정보강' 등 긴급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새누리당은 세부사업별로는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청년 창업과 청년일자리 확충, 임금피크제 등과 관련된 예산은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게 대폭적인 예산 증액을 요청했다. 또 경기침체에 따라 고통받는 저소득층 및 경제적 약자 지원을 위해 햇살론에 2400억원을 반영해달라고 요구했다. 햇살론은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갈아타게 해주는 상품이다. 이외에도 저소득·저신용 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카드론 수수료의 대폭 인하와 함께 전통시장의 전기요금을 감면하고, 사회간접자본(SOC)과 농·어촌 관련 예산을 확대하는 방안도 예산에 반영할 것을 주문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경로당의 냉·난방비와 어르신의 건강을 고려한 깨끗한 물 공급, 청결한 환경 조성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낙후 지역 상수관로와 노후 정수장·하수처리장 정비 사업 등의 예산 증액도 정부에 중점적으로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내년 총선을 의식한 듯 "지난 총선에서 국민과 약속한 당 공약이 최대한 이행될 수 있도록 아직 미반영된 사업들의 내년도 예산에 적극적 반영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경제성장률과 예산규모는 지속적인 실무당정을 통해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당정 회의에는 당에서 원유철 원내대표, 김정훈 정책위의장, 김재경 국회 예결위원장,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김광림·이학재 정책위 부의장, 나성린 민생119본부장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선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방문규 제2차관, 송언석 예산실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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