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전문가 칼럼=기영노 평론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폐막식을 치르고 이제 올림픽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큰 혜택을 본 나라는 노르웨이다.

노르웨이는 개막식에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가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외교를 벌였다.

노르웨이는 동계스포츠 강국답게 금메달 14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11개 등 모두 39개의 메달로 바짝 따라 붙은 독일을 제치고 종합 1위를 차지했다.

노르웨이의 금메달 수 14개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역대 최다 금메달로 종합 1위를 차지한 캐나다와 같은 숫자이고, 종합 메달 수는 역대 최다이다.

또한 노르웨이의 마리트 뵈르겐은 여자 크로스컨트리 30km 단체출발 클래식에서 금메달을 따내 폐막식에서 3만5천여 관중과 전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금메달을 받았다.

베르겐은 이번대회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해, 생애 통산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 15개의 메달를 따서 동계올림픽 개인 최다 메달도 기록하게 되었다.

 

어리석었던 노르웨이 공주

“(생략)이제 저는 국민 여러분의 그 뜻에 보답하고자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내고 모든 국민의 꿈이 이뤄지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의 선택을 받으려고 합니다. 저는 오늘로 지난 15년간 국민의 애환과 기쁨을 같이 나누었던 대통령 직을 사퇴합니다. (장내 소란) 국회의원직을 사퇴합니다.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예, 제가 실수했습니다. 거기를 다시 하겠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2년 12월25일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기자회견 장에서 벌어진 해프닝이다. 아니 4년이 조금 지난 2017년 3월10일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그 실수가 실현(대통령직에서 물러난 것)이 되었으니 예언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해프닝이 벌어지기 꼭 60년 전 동계올림픽에서도 그와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1952년 오슬로(노르웨이) 올림픽.

그동안 동계올림픽은 샤모니 (프랑스 1924년) 생모리츠 (스위스, 1948년) 등 주로 겨울 휴양지에서 열리다가 처음으로 대도시에서 열렸다.

다른 대회와는 달리 날씨는 순조로웠으나 개막이 임박해 눈이 모자라서 활강경기를 스위스나 이탈리아로 옮기는 문제를 거론할 때 함박눈이 내렸다.

오슬로 동계올림픽 개막식은 1952년 2월14일 열렸는데, 개막식장의 노르웨이 대한민국 등 30개국 국기는 마침 세상을 떠난 영국의 조지6세 국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반기(半旗)로 게양 됐다.

노르웨이의 하콘 국왕과 황태자 올라프는 장례식장에 참석하러 런던에 가 있었기 때문에 개회사는 래그닐드 공주가 대신했다.

래그닐드 공주는 “전 세계에서 오신 선수임원 여러분 환영 합니다”고 말을 한 뒤 “지금으로부터 오슬로 동계올림픽을 개막(open)한다고 해야 하는데, 그만 개막(open) 한다는 단어를 잊어 먹고 말하지 않은 실수를 저질렀다.

그래서 당시 취재를 하던 기자들과 IOC 위원들은 “오슬로 올림픽이 합법적이냐 아니냐”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래그닐드 공주의 실수는 애교로 봐 줄 수 가 있지만 올림픽이라는 메가스포츠를 이용한 정치인들이 적지 않았다.


히틀러 베를린 올림픽에 앞서

히틀러는 1936년 베를린 하계 올림픽에 ‘게르만 민족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려 했다.

그래서 베를린 올림픽(8월)에 6개월 앞서 열린, 1936년(2월) 가르미쉬 파르텐키르헨 동계올림픽은 베를린 올림픽의 승패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올림픽이었다.

히틀러는 가르미쉬 파르텐키르헨 동계올림픽에 알파인 종목을 처음으로 채택하도록 해서 올림픽 종목을 다양화 시켰고, 뮌헨에서 가르미쉬 파르텐키르헨 까지 10분 간격으로 열차를 운영해 관람객들의 불편을 최소화 시켰다.

하늘도 히틀러는 도왔는지 대회 기간 동안에는 날씨가 더 없이 좋았지만, 폐막식 직후 비가내리기 시작했다. 현지에서는 히틀러를 하늘도 돕고 있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버럭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올림픽 아이스하키 결과는 놓고 맥주 내기로 잘 알려진 캐나다의 스티븐 하퍼 전 총리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총력전을 펼쳤다. 물론 캐나다 국기인 아이스하키가 남녀 모두 금메달을 따는 것이 가장 큰 목표지만 많은 금메달을 따야 한다면서 선수는 물론 국민들을 세뇌시켰다.

캐나다는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을 개최하면서 금메달(은메달 5개 동메달 6개)을 한 개도 따내지 못하고 개최비용 수십억 달러는 40년 동안 갚아야 했다.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때도 남자 피겨싱글에서 김연아의 전 코치 브라이언 오셔가 라이벌 미국의 브라이언 보이타노에게 패해 은메달에 머물면서 금메달 1개도 없이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에 그치는 바람에 ‘금메달에 한이 맺혔다’.


시상대를 점령하라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Own The Podium"(시상대 점령)이라는 프로젝트를 가동 했다. 그 결과 캐나다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종합 1위 국가로는 단일 대회 최다금메달인 금메달 14개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도 스티븐 하퍼 못지않았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2007년 과테말라에서 있었던 유치전에서 무려 750억원을 풀어 현지에서 평창 올림픽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을 머쓱하게 했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강한 러시아’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푸틴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겨우 11위(금메달 3개)에 그친 한을 풀기라도 하듯, 안현수 등의 귀화선수와 무리한 대회운영(여자피겨 싱글 금메달 율리아 리프니츠 카야의 롱 에지 문제 등) 등으로 금메달 13개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소치 올림픽 때 국가주도의 조직적인 도핑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금메달 4개가 박탈돼서 종합 4위로 내려앉았고, 평창 올림픽에 개인자격으로 출전해야 하는 수모를 당하고 있다.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뻔 한 평창 올림픽 개 폐회식

만약에 박근혜 대통령이 그대로 정권을 잡고 있었다면, 평창 올림픽 개폐회식은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뻔 했다.

개막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개회 선언을 했었겠지만, 박 대통령의 임기는 헌법상 2018년 2월24일까지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폐회식은 2017년 2월20일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새 대통령이 참가를 하게 되어 있었다.

대한민국 국민이야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동안 새 대통령이 누구인줄 알고, 임기가 시작되는 날(2018년 2월25일)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별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그러나 대회에 참가한 외국의 선수와 임원 그리고 TV로 지켜보는 전 세계 사람들은 개막식에 참석한 대통령과 폐막식에 나타난 대통령이 바뀌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구테타가 일어난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 만했다.

그러나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구속이 되었고, 새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 개, 폐회식에 모두 참가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벼르는 중국의 시진핑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6천억원을 투입하는 물량 공세를 폈다.

그러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는 상상을 초월하는 예산을 쏟아 부어서 중국이 ‘G 2’ 국가가 아니라 'G 1' 국가임을 전 세계에 과시하려 한다는 소식이다.

중국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의 우다징 선수가 따낸 금메달 1개(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로 겨우 16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시진핑은 벌써 ‘동계 스포츠 굴기’를 선언,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최소한 아시아 1위 최대 금메달 10개 안팎으로 종합 3위 이상을 노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과연 시진핑이 캐나다의 스티븐 하퍼 총리처럼 베이징 동계올림픽 시상대를 점령하게 될 것인지….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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