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기도 스타필드 고양에 위치한 PK마켓에서 모델들이 국내 소규모 양조장 수제 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3일 경기도 스타필드 고양에 위치한 PK마켓에서 모델들이 국내 소규모 양조장 수제 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김지형 기자] 국내 소규모 양조장(브루어리)이 제조한 수제맥주 시장이 이색적인 맛을 무기로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오비와 하이트와 같은 주류업체뿐 아니라 대형유통업체까지 뛰어들면서 5년전 93억원 규모였던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지난해 4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다양한 풍미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욕구로 인해 향후 5년내 15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2015년 수제맥주 업체는 5만 1248개로 조사됐지만, 2016년과 2017년 각각 7만 433개와 8만 3713개로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제맥주 생산은 규제완화 훈풍을 타고 3년새 두 배 이상 급성장했다.

식약처는 우리나라 수제맥주 생산량이 지난 2015년 454만㎘에서 지난해 기준 977만㎘로 약 2년여 동안 100% 넘게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주세법 개정으로 수제맥주 판로가 편의점ㆍ대형마트 등으로 확대되면서 수제맥주 시장이 양적팽창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식약처 식품안전정책국 주류안전정책과 관계자는 "최근 수제맥주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안정하고 위생적으로 생산ㆍ유통돼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관련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희망업체에 대해 '주류안전관리지원 센터'를 통해 찾아가는 현장 맞춤형 컨설팅도 제공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맥주 위생관리 제고를 위해 소규모 HACCP 지정 준비 철자 및 식품위생법, 주세법 관련 규정도 교육해 나갈 방침이다. 향후 수제맥주 제조장치들의 위생과 생산된 맥주의 품질 관리에 초점을 맞춰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수제맥주는 국내 대형 맥주업체 주력 제품과 비교해 새로운 맛과 다양한 풍미를 제공한다. 20~30대 젊은층과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다.

지난 2017년 18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소비자 조사에서도 수제맥주를 찾는 이유는 '기존의 주류보다 맛있어서'라고 답변한 경우가 28.1%로 가장 많았다. '호기심 때문'이라고 대답한 응답자들은 19.3%를 차지했고, '향이 좋아서'라는 응답자는 16.5%로 3위에 올랐다.

특히 여성소비자들의 수제맥주 선호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남성들의 경우 2016년 응답자 중 20.5%가 수제맥주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고, 2017년 22.7%로 소폭 상승에 그쳤다.

반면 여성들의 경우 수제맥주 음주경험자가 지난 2016년 14.6%에서 2017년 24.6%로 크게 늘었다.

연령별로는 2017년 기준 30대와 20대가 각각 30%와 27.7%를 차지해 수제맥주 소비 경험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뒤이어 40대와 60대가 각각 23.5%와 22.8%를 차지했다. 50대와 10대에서도 18.3%와 13.3%의 소비자들이 수제맥주를 맛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형업체 맥주 맛에 대한 지적도 지속되고 있다. 6년 전 영국의 경제전문 기자는 '한국 맥주는 북한의 대동강맥주보다 맛이 없다'는 칼럼을 게재해 화제가 됐다. 지난 2015년 북한 매체는 '맥주광'으로 알려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조선 맥주는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다"고 발언한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수입맥주 점유율도 꾸준히 성장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2010년 맥주수입량은 4만8000t이었지만 지난해 33만t으로 7년 만에 7배 가량 신장했다. 반면 수출량은 절반 수준에 그치면서 1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 결과 지난해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도 수입맥주 판매량이 국산맥주 판매 비중을 넘어서는 역전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로 인해 답보상태에 빠진 국내 대형 주류업체들도 수제맥주시장에 진출하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해외 수제맥주 회사를 인수했고, 신세계도 맥주전문점을 열고 수제맥주를 선보였다. 이밖에 하이트 진로, 패션업체 LF까지 수제맥주 시장에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3일 자사 프리미엄푸트마트 PK마켓 스타필드 하남ㆍ고양점, SSG청담ㆍ도곡, 와인앤모어 등 9개 매장에서 수제맥주 27종을 국내 최초로 론칭하기도 했다.

이마트 주류마케팅 관계자는 "최근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일반 유통업체에서도 수제 맥주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면서 "현재 수제맥주 27종을 선보였지만 연내 75종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크래프트 루트(속초), '버드나무'(강릉), '화수'(울산), '플레이 그라운드'(일산) 등 브루어리 4곳의 수제맥주 가운데 속초 최초 브루어리인 크래프트 루트의 '대포항'과 강릉 브루어리 '버드나무' 등의 선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은은한 감귤과 산뜻한 끝맛이 특징인 제주맥주 '위트 에일' 등도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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