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실제 새 처럼 하늘을 나는 '비둘기 드론'을 개발했다. (사진=뉴시스)
중국이 실제 새 처럼 하늘을 나는 '비둘기 드론'을 개발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송범선 기자] 중국이 실제 새 처럼 양날개를 퍼덕이며 하늘을 나는 '비둘기 드론'을 개발했다.

중국 서북공업대학 쑹비펑(宋筆鋒)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이 비둘기 드론은 실제 운용에 들어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기존의 드론은 레이더에 감지되며, 육안으로도 식별이 가능하다.

이에 스파이로 정보를 얻어오는 용도나 군사적 목적의 공격이 어렵다. 이는 공격을 하기 전에 격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비둘기 드론은 실제 새처럼 보여 기존 레이더망에 탐지되기 어렵다.

이 드론을 개발한 쑹비펑 연구팀은 "드론 외관을 깃털 등으로 위장하면 레이더 추적을 더욱 잘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연구팀은 이 드론이 실제 새 움직임을 90% 가량 모방했으며, 소음도 거의 발생하지 않아 지상에서 탐지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새들도 이 드론을 진짜로 착각해 옆에서 같이 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특히 청각이 예민하고 겁을 잘 먹기로 유명한 양떼들을 상대로 드론 비행을 실험한 결과, 양떼들은 드론이 하늘 위를 날아도 반응하지 않을 정도였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드론 개발에 참가한 한 연구원은 비둘기 드론 기술은 아직 초기 개발 단계지만, 군과 경찰 뿐 아니라 응급상황 및 재해 발생 시 등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이 비둘기 드론은 중국군과 정부기관 등 30여곳에서 이미 도입, 최근 몇년간 5개 이상의 성(省)에서 운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서부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감시에 비둘기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기존에도 새 모양 드론이 개발된 적이 있다. 그러나 기존의 새 드론은 날개가 고정돼 있거나 회전날개식인데 비해 이 비둘기 드론은 실제 새 처럼 양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을 난다. 

드론의 무게는 200g 정도이며, 양 날개를 다 폈을 때 길이는 50㎝에 이른다. 최대 시속 40㎞로 최장 30분 동안 날 수 있다.

드론에는 고해상도 카메라, GPS 안테나, 비행 조절 시스템, 위성과 연결되는 데이터 송수신 장치 등이 장착돼 있다. 

비둘기 드론은 운용하기까지 2000번 이상이 테스트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예상되는 만큼 비둘기 드론은 중국 내에서만 100억위안(약 1조7000억원)에 이르는 시장을 창출할 것이라고 연구진은 전망했다.  

중국에서는 앞서 2012년 난징항공항천대학에서 독수리 모양의 새 로봇을 개발한 적이 있다. 하얼빈공업대학에서도 새 모양 드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외에 미국, 네덜란드, 독일 등에서도 새 드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항속 시간이 10분 이하로 짧거나 실제 새처럼 퍼덕이는 동작을 구현하지 못해 상용화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중국 정부 문서에 따르면, 중국군은 이 비둘기 드론에 대해 매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중국의 한 군 연구시설 관계자는 비둘기 드론이 20분 이상에 걸쳐 5㎞가량 비행하는 것을 확인하고 "실용적인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쑹 교수는 비둘기 드론도 장거리 비행은 할 수 없으며, 강한 바람이 불면 비행 코스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비둘기 드론은 폭우나 폭설 등에 약하며, 충돌 메커니즘이 갖춰지지 않아 사물과 부딪히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전자기파 방해에 약한 단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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