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주를 외국인들의 달러가 집중 매수하고 있다.
고배당주를 외국인들의 달러가 집중 매수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뉴시안 맛있는 주식=송범선 기자] 찬바람이 불며 배당주 투자의 계절이 다가왔다. 12월이 되면 배당락이 되면서 연말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 주식투자에 배당은 은행 예금의 이자와 같다.

이에 1년 농사를 한순간에 수확하기 위해, 12월에 앞서 미리 매수해 들어가는 스마트머니가 현재 점점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12월이 되면 배당을 노린 자금이 너무 많이 산적돼 있어, 이미 주가가 많이 올라 거둬들일게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고배당주 매수가 심상치 않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최근 한 달간 외국인 순매수 종목 1~3위를 보면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화학과 통신주가 싹쓸이 했다. 순매수 1위에는 LG유플러스(3149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이어 SK텔레콤과 S-Oil을 각각 1488억원, 1476억원어치 사들이며 2,3위에 랭크됐다.

외국인 매수 1위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2.86%의 배당수익률을 지니고 있다. (차트=하나금융투자)

지난해를 기준으로 LG유플러스의 배당수익률은 2.86%, S-Oil은 5.04%, SK텔레콤은 3.75%를 기록했다. 모두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평균 배당수익률(1.71%)을 웃도는 수준이다.

외국인들의 배당주 사랑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5600% 수익률로 유명한 미국의 펀드매니저, 존 네프는 '이익성장과 함께 배당률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라'고 말했다. 이처럼 가치투자를 선호하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배당투자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요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신흥국 금융위기 확산 우려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배당주 수익률 증가 기대와 배당 요구 강화 움직임도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배당주 펀드에도 자금이 유입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배당주펀드 설정액은 10조1016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96억원이 늘었다. 이는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하는 43개 테마 가운데 퇴직연금(13조3364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올해 증시가 박스권에서 횡보하며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은 지지부진하다. 한 달 수익률은 0.41%로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3.17%)보다 부진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7.08%로 주식형펀드 수익률(-8.22%)보다 소폭 양호한 수준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익률이 부진했던 배당주가 오르는건 “겨울이 시작될 무렵”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 2위 SK텔레콤의 배당수익률은 3.61%로 높다. (자료=와이즈에프엔)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연말 배당금 증가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으로 배당 수익률이 1%대였다. 하지만 최근 주요 배당주가 약세를 보였고 배당에 대한 장기투자기관의 요구 강화와 기업의 배당 증가 움직임 등으로 배당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올해 코스피 예상 배당수익률은 1년 정기예금 금리를 훌쩍 넘어서는 2.5% 이상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초 이후 이어져온 배당주 약세로 기대할 수 있는 배당수익률도 올라간 상황이다. 주요 배당지수로 살펴보면 현재 지수 수준은 지난 2015년 4월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상태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도입에 따른 배당 증가도 긍정적인 변수다. 국민연금의 고갈 우려 등으로 수익률 제고 이슈가 더욱 강하게 제기되며, 수익률 향상에 도움이 되는 배당활동에 적극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오 연구원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민연금 CIO 인선이 마무리되면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방안에서 언급한 배당 관련 주주활동을 적극적으로 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실제 해외의 경우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국가는 도입 초기에 배당 성향이 커졌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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