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이동림 기자] 그 어느 때보다 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는 시대, 기업은 ‘혁명’이라는 파도에 적응하기 위해 신기술에 투자·개발하고,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기술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선 관대한 사회적 분위기도 필요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혁명이라는 분위기에 적응하기 위해선 장기적인 안목과 명확한 방향성도 중요하지만, ‘사람’ 중심의 경영 아젠다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기업은 노사, 협력사와 도움을 주고받는 이른 바 ‘상생’ 경영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에 한창이다. 사회적 책임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이동형 냉동카트인 코코. (사진=한국야쿠르트)
이동형 냉동카트인 코코. (사진=한국야쿠르트)

한국야쿠르트의 세계 최초 ‘움직이는 카트’ 코코는 단순한 유제품을 배달하는 냉장도구가 아니다. 1년간의 개발과 수천 번의 현장 테스트를 거쳐 완성한 ‘코코(Cold&Cool의 줄임말)’는 더 나은 삶과 사회를 위한 깊은 고민과 배려를 담은 기술이다.

또한 설계와 개발과정에서 회사 임직원, 야쿠르트 아줌마, 전동카트 제조업체, 냉장고 제조업체 등이 한 팀을 이뤄 협력하고 매출증가로 이어지는 상생의 모델을 만들어냈다.

소위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는 방문판매원이 좀 더 편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도입된 전동카트의 역사는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회사는 야쿠르트 방판원이 1만3000명으로 정점을 찍자 방판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그해 12월 세계 최초의 전기식 이동형 냉장카트인 코코를 도입한 것. 그전까지 방판원들은 아이스박스에 담긴 야쿠르트와 음료를 실은 카트를 손수 밀고 언덕을 오르내려야 했다. 이에 ‘방판원’들은 회사 측에 전기카트 도입을 요구해왔고, 윤덕병 회장은 화답했다.

한국야쿠르트 CI. (사진=한국야쿠르트)
한국야쿠르트 CI. (사진=한국야쿠르트)

‘야쿠르트 아줌마, 좀 더 편했으면’
윤덕병 리더십, 고객만족 상승 견인

 

문제는 돈이었다. 국내 회사가 납품하는 코코의 대당 가격은 약 800만 원. 내년 2월까지 1만 대가 지급될 경우 투자 총액은 1000억 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윤 회장은 위험을 감수한 통 큰 결단을 내렸고 결과는 현재까지 대성공이다.

지금까지 9300대의 코코를 보급했다. 실적은 물론 방판원의 주머니도 두둑해졌다. 2010년 월 170만 원 정도였던 야쿠르트 아줌마의 월 평균 소득이 올해 221만 원으로 높아졌다.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6.8시간이다. 기본급 없이 판매대금의 24%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구조임을 감안하면, 순전히 코코의 기동성 덕분이란 평가다. 야쿠르트 방판원들의 근무 여건이 개선되자 소비자들도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근 이동형 냉동카트인 코코는 또 다른 변신을 꾀하는 중이다. SKT, 위닉스와 손 잡고 코코 500대에 공기질 측정감지기를 설치해 미세먼지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동 카트의 높이는 약 1m로, 어린 아이들이 호흡하는 높이와 비슷하다.

사람들이 숨 쉬는 높이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하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사람에게 해로운 정도의 공기질 상태를 정확하게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쿠르트는 해당 감지기를 장착한 전동 카트를 1만 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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