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좌측)과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화상으로 참석한 미국 스탠리 에르크 노바백스 CEO와 함께 13일 SK바이오사이언스 판교연구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NVX-CoV2373’의 글로벌 공급을 위한 3자간 협력의향서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좌측)과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화상으로 참석한 미국 스탠리 에르크 노바백스 CEO와 함께 13일 SK바이오사이언스 판교연구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NVX-CoV2373’의 글로벌 공급을 위한 3자간 협력의향서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뉴시안=박현 기자]SK바이오사이언스가 외국 제약사들과 연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 및 공급 계약을 맺으며 주목을 끌고 있다.

SK케미칼의 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바이오기업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NVX-CoV2373’의 항원 개발과 생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공급을 함께하는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지난달 영국계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맺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에 이어 두 번째다. 해당 백신은 현재 옥스퍼드대학이 개발 중이다.

이번 계약은 노바백스가 개발 중인 NVX-CoV2373의 항원 제조 기술을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이전받아 추가 공정을 개발한 후 경북 안동의 백신공장 L하우스에서 생산해 글로벌 공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양사와 보건복지부는 13일 SK바이오사이언스 판교연구소에서 NVX-CoV2373의 ▲빠르고 안정적인 생산 ▲공평한 분배가 가능한 글로벌 공급 지원 ▲국내 공급 노력을 통한 보건 향상 등의 주요 내용을 담은 3자간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NVX-CoV2373에 적용된 합성항원 기술과 세포배양 생산방식을 동시에 보유하게 되며, 이달부터 안동 백신공장 L하우스에서 NVX-CoV2373의 공정 개발 및 원액 생산에 돌입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NVX-CoV2373는 재조합 기술로 변형시킨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을 곤충세포에서 발현시킨 후 나노입자 형태로 만든 백신 후보물질이다. 노바백스가 개발한 면역증강제인 Matrix-M을 이용해 우수한 면역원성과 중화항체 형성 효과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노바백스는 현재 NVX-CoV2373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빠르면 오는 10월 3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노바백스가 지난 4일 공개한 호주 임상 1상 결과, NVX-CoV2373를 2차례 투여한 건강한 성인 131명 모두의 체내에서 면역에 필요한 중화항체와 T세포가 확인됐다. 항체 농도도 코로나19 회복환자의 혈청 샘플에서 보이는 것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

이번 노바백스와의 코로나19 백신 위탁개발생산 계약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과의 협력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CEPI는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고자 지난 2017년 다보스포럼에서 출범한 국제민간기구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6월 CEPI와 시설사용계약을 체결하고 안동 백신공장 L하우스 생산시설 일부를 CEPI가 지원하는 기업의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사용하기로 한 바 있다. 노바백스는 코로나19 백신의 신속한 개발과 생산을 위해 CEPI로부터 약 3억8800만 달러의 R&D 비용을 지원받았다.

이로써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생산 시 CEPI와 계약이 체결된 생산시설 중 일부를 활용하게 된다. 이미 L하우스 연간 생산량을 완제 의약품 기준으로 기존 1억5000만 도즈에서 3배 이상인 약 5억 도즈까지 확대한 상황이다.

스탠리 에르크 노바백스 CEO는 “NVX-CoV2373을 글로벌 공급한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SK바이오사이언스와 맺은 파트너십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전 세계가 차별없이 우리의 코로나19 백신에 접근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공급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국제기구 CEPI도 우리의 기술력과 생산력에 주목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기업으로서 국내 개발과 해외 수입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는 정부의 정책에 발맞추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3월 해당 백신의 후보물질 발현에 성공, 현재 비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