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랩스 '스위치' 사용 화면. (사진=조현선 기자)

[뉴시안= 조현선 기자]알못(잘 알지 못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별 것 아닌' 리뷰를 씁니다. '별점'을 매긴 평가도 더했습니다. 별리뷰입니다.  

아이폰은 '이게 안 된다고?' 싶은 것들이 많다. 물론 전지적 안드로이드 유저 입장이다. 나만의 휴대폰 테마를 꾸미는 건 성격상 맞지 않아 다행이고, 삼성페이 등 간편 결제는 언감생심이다. 이렇게 편한데 왜 아이폰을 쓰냐는 물음엔 답도 않는다. 써 본 적이 없으니 불편한 줄을 모른다.

그러나 통화 녹음 기능이 필요할 때가 있다. 분명히 조금 전 취재한 내용인데도 머릿속이 하얘질 때가 있다. 받아 적은 내용을 봐도 멍해질 땐 더욱 절실해진다. 애플이 통화 녹음 기능을 제공하지 않고 있어서다.

그런 아이폰 유저에게 빛과 소금 같은 존재가 나타났다.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전문 기업 아틀라스랩스가 출시한 AI 전화앱 '스위치'가 그것이다.  

스위치는 통화 내용을 자동으로 녹음하고, 이를 텍스트로 변환한 파일을 함께 제공하는 AI 전화앱이다. 통화를 자체 녹음하는 방식이 아니라 인터넷 전화로 연결되는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통화를 녹음하고, AI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해 텍스트로 동시 변환하는 기술이다. 

사용을 원한다면 앱 스토어에서 스위치 앱을 다운로드 받으면 된다. 얼마 전에는 안드로이드 마켓에도 선보였다. 통화 녹음 및 문자화 지원 서비스 중 양대 운영체제를 모두 지원하는 플랫폼은 스위치가 처음이다.

스위치는 발신 통화량에 따라 무료 플랜과 무제한 플랜 등 2종의 요금제로 구성돼 있다. 수신 통화는 무제한이다. 모바일과 웹에서 지난 통화 기록을 총 1200분까지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일종의 서버 절약을 위한 대안이다.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를 선택한 후 가입자에게 자동 발급되는 070 국번의 인터넷 전화번호를 본인의 핸드폰에 '착신 전환'하는 것으로 모든 절차는 끝이 난다.

번거로운 점이 있다면 이용 중인 이동통신사에 착신 전환 부가 서비스를 별도 신청해야 한다는 점이다. 통화를 자체 녹음하는 방식이 아니라 인터넷 전화를 이용하는 방식이어서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3사는 모두 착신 전환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월 이용료는 ▲SK텔레콤은 550원 ▲KT는 550원 ▲LG유플러스는 770원 등이다.

총평은 이렇다. 있으면 불편하지만 없으면 아차 싶다. 통화 녹음을 통해 들리는 낯선 목소리의 참을 수 없는 오글거림도 높은 장벽이 됐다.

먼저 10번의 통화 중 서너 번은 상대방에게 내 목소리가 아예 들리지 않거나 잘 들리지 않는다는 경험을 했다. 상대방은 자신의 휴대폰 탓을 하지만 나만 안다. 내 문제다. 다시 전화를 걸 때에는 불량 통화를 막기 위해 스위치를 사용하지 않게 됐다.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또 인터넷 전화 특성 때문인지 나와 상대방 모두 약간의 통화 지연을 느꼈다. 앵커와 현장 리포터 간의 대화를 생각하면 된다. 말하고 기다리고, 말하고 기다리는 식이다.

통신 환경이 문제일 테니 실험해 봤다. 5G 기지국까지 설치된 서울 한복판에서 이동통신3사의 최신 디바이스로 실험했다. 와이파이는 물론이고 LTE보다 서너 배 빠르다던 5G도 통화 지연을 막진 못했다. 

시스템 기본 통화 음질과도 차이가 느껴졌다. 다행히 막귀들은 모를 정도다. 

통화를 텍스트로 자동 변환해 준다는데 결과를 보면 한숨이 나왔다. '전력공사'가 '전립선비대증'으로 변환되기도 했으니 말 다했다. 

다행인 것은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에 열중한다는 점이다. 앱 내 오류로 인해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겼던 적이 있어 문의를 남겼더니 고객센터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다음 통화는 나조차도 잊고 있을 즈음 걸려왔다. 지난 한 달여 간 지속적으로 해당 증상을 발견하기 위해 연구하고 앱을 개선했다고 했다.

개선 결과는 놀라웠다. 특히 AI 음성인식 기능이 훨씬 똑똑해졌다. 중구난방의 7살짜리 받아쓰기 실력 덕분에 음성 녹음 파일을 반드시 함께 들어야 했던 이전과는 달랐다. 다행히 이젠 텍스트만 봐도 통화 내용을 유추하기에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나아졌다. 마스크를 끼고 얘기하는 점을 고려하면 훌륭할 정도로 개선됐다. 

PC에서도 통화를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는 웹 프로그램도 장점이다. 알못의 기준이긴 하나 양대 마켓에서 통화 녹음 및 텍스트 변환 기능을 제공하는 앱 중 PC와의 연동이 가능한 것은 스위치가 유일하다. '배부른' 안드로이드 유저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이유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쓰는 A기자는 "통화에 최적화된 앱인 만큼 전화 업무가 많은 직군에서는 유용하게 쓰이겠다"고 하면서도, "음성을 얼마나 정확히 텍스트로 구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고 평가했다. 반면 아이폰을 사용하는 B기자 입장에서는 "지금은 개인정보와 통화 유출 등 겁이 나는 게 많아 아직은 아닌 것 같다"고 한발 물러섰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반응이다. 최근 '이루다' 사태 등을 거쳐 오면서 통화를 녹음하고 텍스트를 변환해 준다는 사실만으로도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진 탓이다. 

스위치는 문의 결과 음성 녹음, 텍스트 변환 파일이 서버에 저장될 때 자체적으로 암호화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고유키값으로 저장돼 고객만 접근할 수 있어 회사 내부 또는 타인이 접근 불가능한 시스템으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고객이 통화 녹음을 확인해 달라거나 통화를 삭제했다며 복구해달라는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의심만 많은 문과생은 여기서 단번에 이해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 몇 번의 통화가 나도 모르게 부재중이 되어 날아갔다. 네트워크 환경의 영향을 받아도 너무 많이 받는 탓이다.  

통화 지연도 다른 의미로나마 발전했다. 통화 시간이 짧은 경우 일체 지연이 없을 정도로 개선됐지만 통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지연도 길어졌다. 희한한 일이다. 

접근성도 개선해야 할 문제다. 이름만 들어도 이미 검색 난이도 만렙이다. 네이버에서 스위치, 스위치 커넥트를 검색해도 '전등 스위치'에 대한 최저가 차트만 나온다. 구글로 건너가 검색하면 로봇이 긁어온 페이지를 통해 접속할 수 있는 건 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뿐인 시정 약속보단 책임감 있는 피드백이 놀라웠고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반가웠다. 그래, 처음부터 100점짜리 스타트업이 어디 있겠나.

오늘도 '쓸놈쓸, 안쓸안(쓸 사람은 쓰고, 안 쓸 사람은 안 쓴다)'이다. 그러나 그들이 전한 명언이 있다. 전화 업무가 어려운 이유는 통화 내용이 기록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스쳐가도 좋겠다.

◆아틀라스랩스의 AI 전화 '스위치' 자체 종합 평가: 정식인 듯 정식 아닌 정식같은 너.  '노력형 성장캐' 스위치를 기대하시라.

가격 : ★★★★☆
활용도 : ★★★☆☆
편의성 : ★★★★☆
접근성 : ★★★☆☆
총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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