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1 FE(팬 에디션) 예상 렌더링 이미지(사진=렛츠고디지털)
갤럭시S21 FE(팬 에디션) 예상 렌더링 이미지(사진=렛츠고디지털)

[뉴시안= 조현선 기자]삼성전자의 2021년 '갤럭시 계획표'가 나왔다. 통상 하반기께 선보여 왔던 노트 시리즈의 출시는 내년께로 밀렸으며, 지난해 예상외로 좋은 성적을 냈던 'FE'가 다시 돌아올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출시하지 않는다. 단, 글로벌 반도체 칩 공급 부족 등을 이유로 출시가 연기되는 것뿐이며 일각에서 제기된 단종설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지난 17일 열린 삼성전자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동진 IT·모바일(IM) 부문장은 "연간 S펜을 지원하는 플래그십 모델을 두 개 출시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하반기에는 노트 시리즈 출시가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출시된 갤럭시S21 울트라 모델은 갤럭시S 시리즈 최초로 S펜을 지원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 시리즈와 폴더블 라인업에 주력하는 반면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단종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갤럭시S21 울트라의 S펜 지원 소식도 노트 단종설에 무게를 더했다. S펜은 갤럭시 노트의 상징으로 불려왔다. 

이에 삼성전자는 2021년에도 갤럭시 노트 시리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그러나 올 초까지만 해도 외신 등은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사실상 단종됐으며, 곧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갤럭시 노트20 FE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폰아레나 등 외신들은 삼성이 올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갤럭시Z폴드3에 S펜을 더해 갤럭시 노트 사용자층을 흡수할 수 있을지 확인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것이라고 봤다. 폴더블폰 대중화와 함께 주요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만약 갤럭시Z폴드3의 반응이 좋지 않다면 갤럭시노트라는 카드를 다시 꺼내 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보험'인 셈이다.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 폰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또 최근 몇 달 간 삼성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노트를 단종시키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당장 폴더블 스마트폰의 생산량과 부품 부분의 성장을 제고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언팩의 주인공은 갤럭시S21 FE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통상 상·하반기 두 차례에 나눠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신작을 발표해 왔다. 

앞서 레츠고디지털은 이달 초 자체 제작한 갤럭시S21 FE 예상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하며 올 하반기 출시를 예상했다. 지난 18일 유명 IT 팁스터 에반 블래스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삼성전자가 오는 8월 19일 열리는 언팩 행사를 통해 갤럭시S21 FE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IT 팁스터 에반 블래스의 삼성전자 제품 출시 예상도 (사진=트위터)
IT 팁스터 에반 블래스의 삼성전자 제품 출시 예상도 (사진=트위터)

삼성전자가 갤럭시의 또 하나의 상징으로 불리는 노트 시리즈 대신 준프리미엄급 모델인 FE를 출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향후 정규 라인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상 FE는 재고 소진을 위해 일회성으로 출시되는 경향이 짙다. 지난 2017년 출시된 갤럭시노트 FE는 갤럭시 노트7이 배터리 폭발 이슈로 인해 부진한 판매고를 올리자 문제가 된 배터리를 교체해 출시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20 출시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이 맞물리면서 부진을 겪자 '가성비'를 앞세워 약 90만원의 갤럭시S20 FE를 출시했다. 갤럭시S20 FE는 글로벌 시장 전역에서 높은 판매량을 올리며 갤럭시S20 시리즈의 부진을 만회했다.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19%로 1위를 차지했지만 약 10년 만에 20%대의 벽이 무너졌다. 성적도 부진했던 데다,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Z 라인업 대중화에 실패한 탓이다. 

반면 애플은 지난해 10월 5G를 지원하는 아이폰12 시리즈 출시를 계기로 4분기부터 삼성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시장 출하량 1위를 차지했다. 

주요 경쟁사인 애플이 프리미엄 마케팅을 탈피해 보급형 제품을 선보이는 점도 자극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약 4년 만에 보급형 제품인 아이폰SE 2세대를 출시했다. 이는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2위에 오르는 등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이 나온다. 뒤를 이어 아이폰 시리즈 최초로 보급형 제품으로 불리는 아이폰12 미니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갤럭시S21의 사양을 전작의 수준과 같이 유지하는 대신 출고가를 100만원 미만으로 떨어트려 화제가 됐다. 또 지난 17일 사상 최초로 갤럭시A 언팩을 개최하는 등 중저가형 제품군 확대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FE의 실적이 입증된 만큼 합리적인 수준의 출고가에 사양을 타협하는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출고가는 갤럭시S21의 가격을 고려할 때 7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IT전문가 곽동수 칼럼니스트는 "현재 삼성은 전체적인 매출이 늘어나지 못하고 실질적인 판매량도 줄어드는 추세를 고려한다면 어떤 방법이라도 써야 하는 때"라며, "FE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써야만 하는 이유가 분명하며, 쓸 수 밖에 없는 카드인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FE, 팬 에디션이 정규 라인업이 된 다는 것은 악몽과도 같은 사건을 '슬기롭게' 이겨낸 성공 사례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을 만 하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에반 블래스가 공개한 삼성전자의 신제품 출시 일정에 따르면 오는 6월에는 갤럭시탭S7라이트, 7월에는 갤럭시A22 5G 등이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르면 7월께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 신제품 등 폴더블 스마트폰 3종 이상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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