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취임4주년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취임4주년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문재인 대통령 집권 4년이 지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폭풍 속에 당선한 문 대통령은 집권 초 지지율 80%를 웃돌았다. 국민은 환호했고 새로운 나라에 대한 기대감은 하늘을 찔렀다. 문 대통령의 소통 행보에 국민은 박수했고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도보다리 회담은 한반도의 봄을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행보는 화려하고 말은 멋졌으나 실제 내용이 따라가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이렇다 하고 내놓을만한 성과가 없다.

이런 가운데 터진 코로나19 사태는 약자들을 더욱 짓눌렀다. 자영업자는 무너졌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헤맨다. 청년실업률은 20%를 넘겼다. 20차례나 넘게 이어진 부동산 대책은 오히려 아파트값 대폭 상승으로 돌아왔다. 문 대통령 집권 초에 비해 아파트값이 50% 이상 올랐다. 대출은 막혔고 세금은 올랐다. 집이 없는 사람은 없는 대로, 있는 사람은 있는 대로 불만이다. 그야말로 아우성이다. 자산 격차는 더욱 심해졌다. 부자들은 부동산에, 주식에 투자하면서 부를 키웠다. 가난한 이들은 투자는커녕 일자리 찾기도 힘들어졌다. 자산 확대는 남의 일이다.

방역은 나름 성공적이었다. 위기도 있었으나 셧다운이 올만큼의 상황은 없었다. 그러나 백신 확보가 늦어지면서 백신전쟁에서는 여전히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접종률이 아직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믿어 달라”고 강조하지만 국민 불안감은 커져가고 있다. 계약을 했다고는 하지만 확보되지 않은 백신 탓에 불확실성에 기반을 둔 비판도 거세지는 흐름이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 민심에 바탕을 두고 탄생했다. 촛불 민심의 핵심은 민주주의의 제도화다. 법에 의한 통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비판받은 핵심도 이것이다. 이른바 ‘비선’에 의한 통치, 법을 무력화하는 인치에 대한 저항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상징어는 ‘내로남불’이 됐다. 공정한 법 집행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우리 편에는 관대하고 남의 편에는 가혹한 잣대’라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공정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촛불 민심의 또 다른 핵심은 권력 분산이었다. 모든 권력이 청와대로 집중돼 있기에 국정농단이 발생할 수 있었다는 비판이 거셌다. 문 대통령이 “내각 중심의 국정 운영을 하겠다”고 말한 것은 이런 민심의 반영이었다. 그러나 말뿐이었다. ‘청와대 정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권력은 더욱 청와대로 집중됐다. 검찰 권력의 분산은 국민적 공감대가 있는 이슈였다. 그러나 집권 초 검찰에 칼을 쥐여주고 적폐 청산의 선두에 서게 함으로써 검찰권을 오히려 강화하는 쪽으로 갔다. 그 결과는 검찰과의 갈등으로 나타났고 검찰 개혁은 공수처 출범 외에는 과연 개혁이라고 할 수 있는지도 의문인 상황이 됐다.

문 대통령이 남은 1년을 잘 마무리해 성과를 내기를 바란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나 경제 상황 등 수치로만 평가할 일은 아니다. 체감 현실이 엄혹하다. 민심을 이기는 정치는 없는 만큼 좀 더 국민과 소통하면서 현실에 기반을 둔 국정을 펼쳐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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