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전교조 조합원이 22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릴레이 1인 기자회견을 열고 고교학점제 재검토 및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남정완 기자]현재 중학교 1~2학년 학생들이 일반계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3~2024년에 고교학점제가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이다.

23일 교육부는 고교 교육 혁신 추진단 회의를 열고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적용을 위한 단계적 이행 계획’을 발표했다.

단계적 이행 계획에 따르면 2023학년도 고1(현 중2)부터 고교학점제가 단계적으로 도입되지만, 현행 내신 평가는 그대로 유지된다. 국어, 영어, 수학 등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은 기존 9등급 상대평가를 그대로 유지하고, 진로선택과목만 절대평가(성취평가제)로 바뀐다.

현행 고교 내신 성적 산출방식은 공통·일반선택 과목의 경우 성취도(A~E 등급)와 석차를 함께 적고, 진로 선택 과목은 성취도만 표기한다.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는 2025년부터는 공통과목은 현행 그대로 성취도와 석차를 함께 적지만 일반·진로선택 과목은 모두 성취도만 표기하는 절대평가로 전환한다.

고교학점제의 핵심은 ‘성취평가제’와 ‘미이수제’이다. 현행 석차를 기반으로 하는 상대평가에서 성취 수준(A~E등급)을 평가하는 절대평가로 전환하기 위해 성취평가제를 확대 도입한다. 또 미이수제는 학업성취율이 40%에 도달하지 못해 낙제점인 I(Incomplete) 등급을 받으면 보충 이수(과제, 온라인과정 등)를 통해 학점을 다시 취득해야 하는 제도다.

또 2023년 고1부터는 수업량 기준이 ‘단위’에서 ‘학점’으로 바뀐다. 현재는 3년간 204단위 이상 이수하면 되지만, 바뀌는 학점제에서는 192학점을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다. 졸업 이수 학점 중 교과는 174학점, 창의적 체험활동은 18학점으로 조정된다. 이수 시간은 현행 2980시간에서 2720시간으로 총 170시간 줄어들어 교사와 학생의 수업 부담을 낮춰 준다.

공통과목 중에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의 학업성취가 부족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보충 과정도 운영한다. 이는 고 1학년 때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에 대한 학교 지원을 통해 2~3학년 때 선택 과목 이수를 원활히 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고교학점제는 앞서 2020년 마이스터고(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가 도입했고, 2022년에는 특성화고가 도입할 예정이다. 일반계고는 2023~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2025년 전체 고교에 전면 시행된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를 시범운영 하는 연구·선도학교를 올해 55.9% 수준에서 2022년 84%, 2023년 95%, 2024년 전체 일반계고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고교학점제에 부합하는 대입제도는 2025년 고1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8학년도부터 적용한다. 교육부는 대입 4년 예고제에 따라 서·논술형 수능 도입 등 구체적인 대입 개편안은 2024년 2월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교육부 발표에 대해 전교조는 논평을 통해 “정시를 강조하는 현행 입시 제도와 고교학점제와의 엇박자로 학생, 학부모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를 했다.

최근 정부의 정시 확대 기조에 따라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 주요 대학 16곳은 2024학년도 대입까지 수능 위주의 정시 비중을 40% 이상 늘린 상태다.

고교학점제의 단계적 도입에 따라 현재 중1, 2학년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23~2024년은 바뀐 수업 방식과 바뀌지 않은 입시 제도가 혼재하는 과도기적 혼란을 피하기 어렵다. 학생들은 내신 상대평가와 수능 대비는 물론 새로운 학점제에 맞춰 진로선택 과목까지 챙겨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이상수 교육부 학교혁신 지원실장은 “2023~2024년도 고등학교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공통·일반선택 과목 모두에 내신 절대평가(성취평가제)를 적용하면 대입제도 자체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라며 “혼란을 막고 안정적으로 대입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2015년 고1 학생들부터 전면 시행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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